9년 만의 태양, 'QUINTESSENCE'로 다시 묻다 — "본질이 무엇인가"

빅뱅 20주년·코첼라·생일에 맞춘 컴백, 익숙한 R&B를 버리고 가장 빠른 비트를 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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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이라는 공백을 두고 돌아온 태양은, 자신의 가장 큰 질문을 앨범 제목에 그대로 박아 넣었다. '본질이란 무엇인가.' 5월 18일 자정, 태양은 자신의 생일에 맞춰 정규 4집 'QUINTESSENCE'를 공개하며 빅뱅 20주년이라는 거대한 해의 한 챕터를 직접 열었다.

이번 앨범은 단순한 컴백이 아니다. 빅뱅이 올봄 코첼라 무대에서 20년을 자축한 직후 나온 첫 결과물이자, 태양이 '익숙한 본인'을 가장 정직하게 의심한 기록이기도 하다.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기획 단계에서 A&R팀이 한 주 안에 앨범 제목을 정하라고 했고, 그때 떠오른 단어가 본질, 본성, 근본이었다"고 털어놨다.

가장 빠른 비트로 던진 가장 묵직한 질문

타이틀곡 'LIVE FAST DIE SLOW'는 태양의 커리어에서 가장 템포가 빠른 곡이다. 'Wedding Dress', 'Eyes, Nose, Lips'로 대표되던 묵직한 R&B 발라드의 그를 떠올리는 팬에게는 분명한 전환점이다. 코리아헤럴드에 따르면 태양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내 속도로 걸어가겠다는 의지를 비트에 담았다"고 곡의 모순적인 제목을 설명했다.

총 10곡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오프닝 'Bad'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Bad'는 미국 프로듀싱 팀 The Stereotypes가 만든 어두운 퍼포먼스 트랙으로, 시작부터 청자에게 '예전의 태양'이 아니라는 신호를 보낸다. 수록곡 'Open Up'에는 호주 출신 글로벌 스타 더 키드 라로이(The Kid LAROI)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두 사람은 라로이의 서울 방문 중 우연히 만나 즉석에서 작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변화는 트랙 'Would You'에 있다. 최근 한국 신에서 주목받는 신예 팀 올데이프로젝트(AllDay Project)의 타잔과 우찬이 참여해, 빅뱅 데뷔 초기의 풋풋한 에너지를 의외의 방식으로 소환했다.

'더 블랙 레이블 안'을 벗어나기까지

이번 앨범에서 가장 큰 변화는 사실 사운드보다 제작 방식에 있다. 태양은 그동안 The Black Label 인하우스 프로듀서들과 거의 모든 작업을 마무리해왔다. 하지만 'QUINTESSENCE'에서는 The Stereotypes, j.Que, 폴 블랑코, BRLLNT 등 외부 프로듀서들과 본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오랜 파트너인 테디·쿠시·타블로 역시 참여했지만, 비중과 무게중심이 분명히 이동했다.

특히 에픽하이 타블로는 'Movie', 'Open Up', 'G.O.A.T.' 등 세 곡의 작사에 참여해 앨범의 서사를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태양은 롤링스톤에 "모든 디테일에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관여해야 했다. 모든 것이 도전이었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내가 가장 나다운 것은 무엇인가, 동시에 어떤 것이 새로울 수 있는가. 그 사이에서 답을 찾는 작업이었다."

빅뱅 20주년, '끝'이 아니라 '새 챕터'

'QUINTESSENCE'가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건 이 앨범이 빅뱅의 20주년 해, 그리고 코첼라 직후라는 타이밍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태양은 지드래곤, 대성과 함께 올해 코첼라 무대에 올라 빅뱅의 20주년 월드투어 계획을 직접 알렸다. 그는 "무대에 오르기 전 걱정이 많았는데, 팬들의 에너지와 사랑이 정말 압도적이었다"고 회상했다.

20주년이라는 단어는 보통 회고와 결산의 어휘에 가깝다. 하지만 태양은 이 시점을 의도적으로 다르게 사용한다. 그는 "앨범이든 프로젝트든 나에게는 늘 새로운 챕터의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임한다"고 말했다. 정규 4집의 마지막 트랙 'G.O.A.T.'가 흔한 자기 헌사가 아니라 다음 챕터를 향한 출사표처럼 읽히는 이유다.

팬들과 평단의 반응은 일단 호의적이다. 코리아헤럴드는 "태양이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냈다"고 평했고, 하입비스트는 'QUINTESSENCE'를 "한 아티스트가 자기 정체성의 핵심을 묻는 질문 그 자체"라고 짚었다. SNS에서는 "9년을 기다린 보람이 있다", "태양의 R&B를 기대했는데 의외의 변신이 더 좋다"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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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20주년 월드투어, 솔로 정규 4집, 그리고 더 키드 라로이와의 글로벌 협업까지. 태양의 2026년은 이미 결산이 아니라 출발선의 모양을 하고 있다. 9년 만의 솔로가 단순한 '돌아옴'이 아니라 '다시 묻는 시간'이 된 이유, 그것이 'QUINTESSENCE'가 K-pop 시장에 남기는 가장 또렷한 메시지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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