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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이면 불가능이라 했을 것"…서울대 이준호 교수가 말하는 역노화의 가능성

안경을 쓴 남성이 인터뷰를 하며 말하고 있다.

오유진
입력 2026.09.21 11:10
"5년 전이면 불가능이라 했을 것"…서울대 이준호 교수가 말하는 역노화의 가능성
▲ 안경을 쓴 남성이 인터뷰를 하며 말하고 있다.

인류의 오랜 꿈인 '젊음의 회복'이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최근 생명과학계에서는 단순히 노화를 늦추는 '저속노화(Slow-aging)'를 넘어, 이미 늙은 세포를 젊게 되돌리는 '역노화(Reverse-aging)'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불가능하지 않다"…기술 발전이 가져온 역노화의 가능성

YTN 사이언스 영상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이준호 교수는 과거와 달리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역노화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유전자 가위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노화의 개념을 개체 수준과 세포 수준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세포 수준에서의 노화는 '세포가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개체 수준에서의 노화는 전반적인 신체 기능이 나빠지는 것을 뜻하며, 이는 최대 수명보다는 '건강 수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교수는 치매 등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수명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젊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연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의 야마나카 교수가 발견한 '역분화 인자(Yamanaka factors)'를 이용해 노화된 세포를 유도 만능 줄기세포(iPS 세포)로 만드는 연구는 세포를 완전히 어린 상태로 되돌리는 역노화의 핵심 기제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세포를 완전히 아기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노화된 시계의 바늘을 일정 부분 되돌려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현재 연구의 실질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자연계에는 노화의 한계를 극복한 사례도 존재한다. '작은 보타 베팔(Hydra)'과 같은 생물은 늙고 병들면 줄기세포를 통해 새로운 세포로 교체하며 생명을 이어가거나, 유전자를 조절해 다시 아기 상태로 돌아가는 등 노화 과정이 가역적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생명 현상은 인간의 역노화 연구에 중요한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수명을 결정하는 핵심, 'DNA 수복 능력'과 '칼로리 제한'

그렇다면 생물마다 수명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 교수는 수명이 단순히 세포가 낡아지는 과정이 아니라, 유전자에 프로그램된 생명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연구의 주요 모델인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은 길이가 1mm에 불과하고 한 세대가 돌아오는 데 약 3.5일밖에 걸리지 않으며, 한 세대에 약 300마리의 개체가 태어나 유전 연구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이 선충은 인간의 뇌 신경(약 860억 개)과 달리 302개의 신경을 가지고 있어 신경계 및 수명 연구에 용이하다.

특히 DNA 복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바로잡는 '교정(Proofreading) 기능'의 활성도가 종의 수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DNA는 환경에 노출되며 끊임없이 손상을 입는데, 어떤 종은 이 손상을 매우 엄격하고 빠르게 수복(Repair)하는 반면, 어떤 종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도 한다. 손상을 정교하게 고치는 능력이 뛰어난 동물일수록 상대적으로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돌연변이율이 매우 낮은 동물들은 수명이 길게 나타난다.

또한, 모든 동물 종에서 공통적으로 수명 연장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유일한 방법은 '칼로리 제한'이다. 이 교수는 예쁜꼬마선충 연구를 통해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수명이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음을 언급하며, 노화가 유전적 프로그램에 의해 조절됨을 강조했다. 식물인 아기장대에서도 특정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매우 오래 사는 현상이 발견된 바 있다.

텔로미어의 보호 기능과 암 발생 사이의 '위험한 줄타기'

노화 연구에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는 염색체 끝단에 위치한 '텔로미어(Telomere)'다. 텔로미어는 유전 정보가 담긴 설계도를 보호하는 '신발 끝의 캡'과 같은 역할을 한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이 텔로미어의 길이는 점차 짧아지며, 일정 수준 이하로 짧아지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 '세포 노화' 상태에 진입한다.

이론적으로는 텔로미어 길이를 다시 늘려주는 효소인 '텔로머레이스(Telomerase)'를 활성화하면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함정이 있다. 텔로미어가 짧아져 세포 분열을 멈추게 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세포가 무한히 증식하여 '암(Cancer)'이 되는 것을 막는 방어 기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람의 체세포에서는 텔로머레이스 활성이 거의 없으며, 생식세포나 아주 어린 세포에서만 활성화되어 암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이 교수는 "텔로머레이스의 활성을 높여 분열 횟수를 늘리는 것은 좋지만, 분열 시 누적되는 돌연변이를 함께 처리하지 못하면 암 발생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진정한 의미의 수명 연장은 세포의 분열 능력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DNA의 손상을 완벽하게 수복하는 능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가능한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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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하비이슈 · 건강 & 과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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