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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유령 같은 원격 작용' 의심, 벨 부등식 실험으로 증명된 양자 얽힘의 실체

칠판 앞에 앉아 있는 남성이 책상 위의 실험 도구를 바라보고 있다.

오유진
입력 2026.09.21 11:10
아인슈타인의 '유령 같은 원격 작용' 의심, 벨 부등식 실험으로 증명된 양자 얽힘의 실체
▲ 칠판 앞에 앉아 있는 남성이 책상 위의 실험 도구를 바라보고 있다.

물리학의 역사에서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의 탄생에 기여한 인물이자, 동시에 그 발전 방향에 의문을 제기했던 인물로 기록된다. 1900년 막스 플랑크가 에너지가 일정한 단위로 나뉘어 교환된다는 개념을 제안하자, 아인슈타인은 이를 빛에 적용해 광자(Photon)라는 개념을 정립했다. 그는 빛이 연속적인 파동뿐 아니라 에너지를 가진 작은 덩어리처럼 행동한다는 점을 이용해 광전 효과를 설명했으며, 이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아인슈타인의 '국소적 실재론'과 EPR 역설

양자역학이 확률적 해석을 바탕으로 발전하자 아인슈타인은 이에 반기를 들었다. 1920년대 하이젠베르크와 슈뢰딩어가 수학적 틀을 만들고 막스 보어가 결과를 확률로 해석하기 시작했을 때, 아인슈타인은 측정 전부터 물리적 값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는 1935년 보리스 포돌스키, 네이선 로젠과 함께 'EPR 논문'을 발표하며 양자역학이 자연을 완벽하게 설명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논리의 바탕에는 두 가지 전제가 있다. 첫째는 서울에서 일어난 일이 뉴욕에 즉시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국소성'이며, 둘째는 측정 전에도 입자가 물리적 값을 실제로 가지고 있다는 '실재론'이다. 이를 합쳐 '국소적 실재론'이라 부른다. 그는 멀리 떨어진 두 입자가 마치 하나처럼 연결되어 나타나는 현상을 두고 '유령 같은 원격 작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벨 부등식과 '숨은 변수'를 향한 실험적 검증

슈뢰딩거는 멀리 떨어진 두 입자가 하나의 상태로 설명되는 관계를 '양자 얽힘'이라 명명했다. 얽힌 입자들은 측정 방향에 따라 이상할 만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아인슈타인은 입자들이 출발할 때부터 정답을 미리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는 '숨은 변수 이론'을 제시했다. 데이비드 봄은 이를 스핀(Spin) 개념을 도입해 단순화하며 이론적 틀을 다듬었다.

이 철학적 논쟁을 실험의 영역으로 가져온 인물은 존 벨이다. 1964년 그는 만약 아인슈타인의 주장대로 입자들이 미리 답을 정해놓고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면, 실험 결과가 넘지 못할 수학적 한계인 '벨 부등식'을 찾아냈다. 양자역학은 이 한계를 넘어서는 결과(약 2.83까지 가능)를 예측했기에, 실험을 통해 벨 부등식의 한계를 넘는 결과가 나온다면 양자역학의 성립을 입증할 수 있었다.

아스페의 정교한 실험, 양자 얽힘의 상관관계를 입증하다

1970년대 이후 물리학자들은 벨의 아이디어를 실험으로 확인하기 위해 노력했다. 1972년 존 클라우저 등은 광자를 이용해 벨 부등식을 시험했으며, 양자역학이 예측하는 결과에 더 가까운 수치를 얻었다. 이후 프랑스의 물리학자 알랭 아스페는 더욱 정교한 실험을 수행했다. 그는 칼슘 원자에 레이저를 쏘아 얽힌 광자 쌍을 만드는 장치를 개발하는 데 5년을 투자했다.

1981년과 1982년에 걸친 아스페의 실험 결과는 벨 부등식의 한계를 넘어 양자역학을 지지하는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아스페는 광자가 출발한 뒤에 측정 조건을 바꾸는 실험을 위해 '음향 광학 전환기'를 활용했다. 초음파를 통해 빛의 진행 방향을 10나노초 단위로 빠르게 바꿈으로써, 입자가 출발할 때 측정 조건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을 차단하고 다시 한번 양자역학의 예측이 맞음을 확인했다.

#아인슈타인 #막스 플랑크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 #막스 보어 #보리스 포돌스키 #네이선 로젠 #존 벨
오유진
하비이슈 · 건강 & 과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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