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산 돌문어 어획부터 식탁까지 '33시간'의 사투, 신선 배송의 비밀
거제산 돌문어가 어획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걸리는 33시간의 긴박한 과정을 통해, 산소 주입 포장과 정밀한 온도 조절 등 해산물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극한의 노력을 담았다.
거제도 앞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돌문어가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3시간. EBS 다큐 영상에 따르면, 이 짧은 시간 안에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어업 현장부터 가공 공장, 배송 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긴박하게 움직인다.
전통 방식 '단지' 조업과 위험천만한 어획 현장
신선한 문어 배송의 시작은 거제도 앞바다의 전통 어업 방식인 '단지 문어잡이'에서 시작된다. 문어의 습성을 이용해 플라스틱 단지를 투망해 둔 뒤 이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항아리 단지를 사용했으나 현재는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영상 속 출연자는 "삼일 전에 단지를 투망해 둔 자리"라며 조업 현장을 설명한다. 단지 문어잡이는 문어가 단지에 들어갔다 빠져나오기를 반복하는 특성을 이용하는데, 다른 방식에 비해 문어의 상체를 벗겨 상처를 낼 위험이 적어 품질 유지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조업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다. 단지 무게가 100kg에서 200kg에 달해, 조업 중 단지가 넘어지거나 그물줄에 얽히는 사고가 발생하면 작업자의 팔이나 손에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특히 어획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는 단지 안의 문어를 끌어내기 위해 물을 뿌리거나 토치를 사용하는 등 고된 작업이 이어진다. 영상에서는 토치를 대자마자 신기하게도 문어가 기어 나오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거제 문어는 연중 잡히지만, 찬바람이 부는 지금이 가장 크고 맛있는 시기다.
산소 주입 포장과 100도의 정밀한 자숙 공정
어획된 문어는 곧바로 신선 배송 업체로 옮겨진다. 이곳에서는 하루에 약 700kg에서 800kg의 문어를 처리한다. 살아있는 문어의 신선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포장 용기에 바닷물과 함께 '산소'를 직접 주입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바닷물과 산소를 반씩 섞어 포장지를 빈틈없이 밀봉하면, 문어는 마치 제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며 신선함을 유지한다. 포장 완료 후에는 내구성 검수까지 거쳐 배송 준비를 마친다.
한편, 바로 먹을 수 있는 '자숙 문어'를 만드는 과정은 더욱 정밀한 기술을 요한다. 문어를 삶을 때 온도는 100도를 기준으로 ±2도 정도의 오차 범위 내에서 유지되어야 최상급의 맛이 나온다. 작업자들은 뜨거운 김과 싸우며 이 정밀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영상에서는 "너무 오래 삶으면 질겨지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50kg을 삶으면 약 40~150마리 정도가 조리된다. 잘 삶아진 문어는 즉시 찬물에 담가 탱탱한 식감을 유지하며, 작업자들은 문어 다리 빨판에 남은 이물질을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세척한다. 문어 다리 하나에 달린 빨판만 해도 천 개가 넘기 때문에 꼼꼼한 손길이 필수적이다.
하루 3,000개 물량 소화하는 밀키트 배송의 속도전
코로나19 이후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까다로운 해산물 손질을 대신해 주는 해산물 밀키트의 수요도 급증했다. 해물탕, 가리비구이, 파스타 등 메뉴가 다양해진 밀키트는 꽃게, 문어, 가리비, 전복 등 해산물뿐 아니라 채소와 양념 등 다양한 부재료의 손질과 가공을 거쳐 완성된다. 거제의 배송 업체는 매일 약 3,000여 개의 물량을 처리하며, 이 중 상당수가 문어를 포함한 해산물 밀키트다. 신선도를 유지하는 결정적 비결은 결국 '속도'에 있다.
택배 차량이 도착하기 전, 작업자들은 얼음을 채우고 포장하는 작업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한다. 영상에 따르면 "최대한 빨리 넣고 최대한 빨리 포장해야 신선도가 오래 유지되기 때문"이다. 특히 창풍이 불기 시작하면 작업 속도가 막히기 때문에 숙련된 작업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곳은 문어뿐 아니라 해녀들이 채취한 자연산 석화, 키조개, 바지락 등 약 200여 가지의 해산물이 모여드는 곳이다. 기계로 할 수 없는 석화 채취 등의 과정을 거쳐 가공과 포장이 완료된 해산물들은 최단 기간 내에 전국 소비자들의 식탁으로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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