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상은 없다" 표창원 소장이 말하는 사람의 본성을 읽는 법
정장을 입은 남성이 의자에 앉아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람의 본성은 언제 드러나는가. 흔히 '잘해줄 때' 혹은 '문제가 생겼을 때'라고 말한다. 하지만 프로파일러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지식인사이드 영상에 따르면, 표창원 소장은 어느 한쪽이 옳다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특정 상황에서의 단편적인 모습이 아니라, 그 사람이 매 순간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 즉 '선택의 경향성'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표 소장은 "사람은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 사람이 이익보다 옳음을 택하는 사람인지 객관화가 가능한가"가 사람을 보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강조한다. 나에게 잘해준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자꾸 잘해주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에게 싫은 소리를 하더라도 이익보다는 옳음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면, 그 사람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범죄자 상'이라는 환상과 유전적 요인에 대한 오해
흉악 범죄가 발생하면 대중은 종종 "눈빛부터 범죄자 상이다"라며 외형적 특징을 언급하곤 한다. 그러나 표창원 소장은 이러한 인상 비평이 '사후 확증 편향'에 불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만약 범죄자만의 고유한 인상이나 눈빛이 존재했다면, 이미 수많은 범죄를 미연에 방지했을 것이라는 논리다. 그는 범죄자가 서울 시내 원룸에서 살며 이웃과 식당을 이용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았음에도 아무도 그들의 싸늘함이나 음산함을 느끼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는 과거 미국의 악명 높은 범죄자 오제심의 사례를 들며, 범죄 혐의를 받을 때의 모습과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갈 때의 모습이 판이하게 다를 수 있음을 강조했다. 타임과 뉴스위크 전면에 실린 범죄 혐의 당시의 사진은 누가 봐도 범죄자 같았지만, 할리우드 스타 시절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중 심리에 영합한 언론의 앵글 보도가 '범죄자 상'이라는 편견을 강화한다고 분석했다.
범죄의 원인을 유전에서 찾으려 했던 과거의 시도들도 언급된다. 19세기 범죄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롬브로조는 범죄자가 진화 과정에서 퇴보한 '격세 유전'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하며 신체 특징을 연구했으나, 이후 현대 학자들에 의해 그 타당성이 부정되었다. 롬브로조는 광대뼈의 돌출 정도, 비대칭성, 팔다리의 길이 등을 측정했으나 이는 실제 검증 과정에서 오류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특정 유전자가 세로토닌 분비에 영향을 주어 공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네이처(Nature)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해당 유전자가 손상된 쥐가 주변지를 공격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유전적 요인만으로 범죄를 설명하기 어렵다. 흉악 범죄자들의 척수액을 추출해 세로토닌 양을 비교하거나, 친부모와 양부모 중 누구를 더 닮아 범죄자가 되는지를 추적한 쌍둥이 연구 결과 모두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친사회적 사이코패스'가 탄생하는 메커니즘
유전적 형질이 존재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범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영상에서는 한 유명 뇌신경학자의 사례를 통해 '친사회적 사이코패스(pro-social psychopath)'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이 학자는 사이코패스의 뇌를 연구하던 중, 자신 또한 공감 능력이 결여된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지녔음을 발견했다. 그는 사이코패스의 뇌를 촬영할 때 전전두엽 부위의 활성화가 일반인과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는데, 본인의 사례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그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어린 시절 동물을 죽이거나 친구의 장난감을 빼앗는 등 공격적인 성향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는 범죄자가 아닌 성공한 학자가 되었다. 그 비결은 '양육과 환경'에 있었다. 학자의 어머니는 아들의 공격적인 행동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행동 치료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는 것을 학습하며 사회적 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타고난 공격적 성향이라 할지라도 적절한 교육과 보호가 뒷받침된다면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표 소장은 "유전적인 형질이 있더라도 그에 걸맞은 양육과 보호가 이루어진다면 모든 어린이는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로 커나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범죄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며, 유전적 요인을 근거로 누군가를 범죄자로 낙인찍어서도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타인을 판단할 때 경계해야 할 '편견'과 '객관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위험한 사람을 구별하고 타인을 이해해야 하는가. 표창원 소장은 외모, 배경, 언어적 특징 등 외형적인 요소로 사람을 판단하는 '편견'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외형적인 특징이나 배경으로 선입견을 갖는 것이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에, 무조건 기회를 주는 태도를 취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객관화'를 꼽았다. 상대방이 나에게 이익을 취하기 위해 행동하는지, 혹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옳은 길을 택하는지 그 '경향성'을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나 중심에서 벗어나 상황을 바라보는 능력이 타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기초가 된다고 조언한다.
특히 타인의 행동을 섣불리 판단하는 것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누군가 기쁜 일에 함께 기뻐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라 단정하거나, 내가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해서 그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처한 상황과 사정이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고, 특정 상황에서의 단편적인 반응이 아닌 그 사람의 일관된 선택의 흐름을 살피는 것이 진정으로 사람을 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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