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그룹 정기 공개채용(공채)을 폐지하고 계열사별 수시채용으로 전환합니다. 코로나19(COVID-19)로 대규모 단위의 면접과 교육 등 기존 공채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또한 공채 폐지를 통해 ‘기수문화’나 ‘순혈주의’를 타파하겠다는 계획이에요.
이에 따라 롯데물산, 롯데케미칼, 롯데리조트, 롯데캐피탈, 롯데정보통신, 롯데푸드 등 롯데 계열사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필요한 분야에 맞춰 채용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형 고사장에서 모여 치뤄지던 인·적성 진단 검사도 온라인으로 변경됐습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원하는 시기에 필요한 인력을 뽑는 것이 기업 운영 면에서 더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규모 인원을 한자리에 모아 시험을 치르기 어려운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요 대기업의 수시 채용 전환이 더욱 가속할 전망이에요.
또 정기 공채로 들어온 직원들에게 부여해온 ‘기수’도 없어집니다. 롯데그룹에는 1978년 1기를 시작으로 지난해 하반기 입사자까지 43년간 총 91기의 공채 직원들이 있습니다. 롯데는 기존 임직원의 인사기록카드에서 기수를 삭제하고 입사 연도만 남겨놓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IT 인력을 비롯한 외부 인력 유입이 많아지면서 기수문화의 부작용이 적지 않았어요. 롯데의 한 관계자는 “여러 차례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도 롯데 내에선 공채와 ‘미도파 출신’ ‘삼성 출신’ 등 비공채 출신을 구별하는 문화가 남아있다”며 “최고경영자(CEO) 선임 등에 있어서도 마치 육군사관학교처럼 기수가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고 귀띔했죠.
이 같은 변화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습니다. 신 회장은 올해 1월 회의에서 “기업 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지난 2년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했지만 아직도 일부 회사들에는 권위적인 문화가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현대차·SK·LG 등 대기업들의 '공채 폐지·수시채용 전환' 흐름이 강화되는 가운데, 롯데까지 이 같은 흐름에 올라타면서 삼성만 주요 대기업 가운데 정기공채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이달 중순부터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 계열사에서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삼성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기 공채 방식의 변경을 검토한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열린 기회 부여라는 1위 기업의 사회적 책임 때문에 정기 공채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시채용 비중이 늘고 있다”고 봤습니다.
출처 롯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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