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공식품 많이 먹는 중년, 무증상 뇌혈관 손상 가능성 40% 높아
캐나다 맥마스터대 연구팀이 15일(현지시간) JAMA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한 연구에서,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먹는 중년층은 가장 적게 먹는 층보다 MRI상 무증상 뇌혈관 손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40% 높았다. 한 시점 조사여서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과자·청량음료·즉석면·냉동 간편식 같은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중년일수록 증상 없이 뇌혈관에 손상이 생긴 흔적이 더 자주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마스터대 인구보건연구소(PHRI) 연구팀은 10월 15일(현지시간)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이 같은 분석을 실었다. 섭취량 상위 25% 집단은 하위 25% 집단보다 혈관성 뇌 손상이 확인될 가능성이 40% 높았다.
심장병 없는 8783명, 식단 설문과 뇌 MRI 비교
연구팀은 캐나다에서 진행 중인 두 코호트 연구(CAHHM, PURE-MIND)에 참여한 35~69세 성인 8783명의 자료를 썼다. 참가자는 모두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었고 평균 나이는 57.7세였다. 지난 1년간의 식사를 묻는 식품섭취빈도 설문으로 초가공식품 섭취량을 하루 2000㎉당 섭취 횟수로 환산한 뒤 네 집단으로 나눴다.
뇌 MRI는 참가자의 식단 정보를 모르는 판독 전문가가 중앙에서 평가했다. 연구팀은 증상 없이 생긴 작은 뇌경색(무증상 뇌경색)이나 뇌 백질에 넓게 나타나는 고신호 병변 가운데 하나라도 있으면 '혈관성 뇌 손상'으로 분류했다. 전체 참가자 중 9.2%에서 이런 손상이 확인됐다.

최다 섭취군, 식사의 45%가 초가공식품
논문에 따르면 섭취량이 가장 적은 집단은 하루 식품 섭취 횟수의 16.5%가 초가공식품이었지만, 가장 많은 집단은 45.0%에 달했다. 맥마스터대 보도자료는 최다 섭취군에서 자연식품·최소가공식품 비중이 41%로, 최소 섭취군(68%)보다 크게 낮았다고 설명했다. 제1저자인 러셀 드수자 교수는 "이런 식품이 더 건강한 자연식품을 밀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이·성별·소득·교육·흡연·신체활동·당뇨·고혈압·총열량 등을 보정한 결과, 최다 섭취군의 혈관성 뇌 손상 오즈비는 최소 섭취군 대비 1.40(95% 신뢰구간 1.10~1.77)이었다. 실제 유병률은 최소 섭취군 8.1%, 최다 섭취군 11.3%였다. 연구팀은 보도자료에서 이 연관성이 여성에게서 더 뚜렷해, 최다 섭취군 여성은 최소 섭취군 여성보다 뇌 손상 가능성이 두 배 가까이 높았다고 밝혔다.
| 항목 | 최소 섭취군(하위 25%) | 최다 섭취군(상위 25%) |
|---|---|---|
| 식품 섭취 횟수 중 초가공식품 비중 | 16.5% | 45.0% |
| 혈관성 뇌 손상 유병률 | 8.1% | 11.3% |
| 혈관성 뇌 손상 보정 오즈비 | 1(기준) | 1.40 |
| 체지방률 차이(보정) | 기준 | +1.7%포인트 |
| 내장지방 부피 차이(보정) | 기준 | +5.7㎖ |
| MoCA 인지검사 평균 점수 | 27.1점 | 26.8점(유의한 차이 없음) |
몸속 지방도 늘어…기억력 검사는 차이 없어
체성분에서도 차이가 났다. 최다 섭취군은 최소 섭취군보다 체지방률이 1.7%포인트 높았고, 장기 주변에 쌓이는 내장지방 부피도 평균 5.7㎖ 컸다. 간 지방 비율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반면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와 숫자-기호 대체검사(DSST) 등 인지기능 점수는 초가공식품 섭취량과 유의한 연관이 없었다. 교신저자인 소니아 아난드 교수는 이런 뇌 변화가 "기억이나 사고에 눈에 띄는 문제를 겪기 전에 발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증상 뇌 병변은 향후 뇌졸중이나 인지 저하의 위험 신호로 여겨진다.
한 번 조사한 횡단 연구…인과관계는 미확인
연구팀은 결과 해석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를 한 시점에서만 조사한 횡단 연구여서 초가공식품이 뇌 손상을 일으켰다고 단정할 수 없고, 설문에 의존한 식사 기록에는 오차가 있을 수 있다. 논문은 또 초가공식품 섭취를 열량 비중 등 다른 방식으로 정의하면 뇌 손상과의 연관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적었다.
분석 대상도 캐나다 중년층에 한정됐다. 드수자 교수는 "반복적인 MRI 촬영으로 사람들을 오랜 기간 추적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캐나다암협력단, 캐나다심장뇌졸중재단, 캐나다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았다.
국내 식생활은…나트륨, WHO 권고치의 1.6배
국내에서는 초가공식품 섭취 비중을 정기적으로 집계하는 공식 통계가 아직 없다. 다만 가공식품·외식과 관련 깊은 나트륨 섭취는 여전히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9~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해 지난해 7월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136㎎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2000㎎)의 약 1.6배였다.
같은 분석에서 나트륨 섭취의 절반 이상은 면류·김치·국·찌개 등에서 나왔고, 30·40대의 섭취량이 하루 3389㎎으로 가장 많았다. 식약처는 탄산음료 대신 물을, 과자·빵 대신 신선한 과일을 간식으로 고를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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