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이탈리아 물가 시위 격화…파리 야간 통금, 밀라노에 군 500명
지난 17~18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생활비와 교육 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약탈·방화로 번지자 프랑스는 지역별 통행금지를, 이탈리아는 밀라노에 군 병력 500명 투입을 결정했다. 두 나라 모두 9월 물가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뛰었다.
프랑스 전역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생활비와 학교 여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고, 일부 도시에서 약탈과 방화로 번졌다. 프랑스 내무부는 약 2400명이 체포됐다고 집계했으며, 정부는 파리 등 일부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를 도입했다. 같은 주말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도 비슷한 소요가 이어지자 정부는 군 병력 500명을 보내기로 했다.

프랑스: 55만 명 행진, 시청사 화재
영국 ITV뉴스에 따르면 토요일 행진에는 당국 추산 약 55만 명, 주최 측 추산 80만 명이 참가했다. 학교 재정과 교육 환경을 둘러싼 학생 시위로 시작해 노조와 노란 조끼 운동 출신 참가자 등이 합류하며 생활비 문제로 확대됐다고 한다. 걸프뉴스는 내무부를 인용해 경찰·헌병 약 1000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7명이 중상이라고 전했다.
리무쥐에서는 19세기에 지어진 시청사가 불타 지붕이 무너졌다. 걸프뉴스에 따르면 현지 도지사는 고의 방화라고 밝혔다. 파리에서는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경찰이 최루탄과 섬광탄을 사용했고 상점 약탈도 잇따랐다.
통행금지와 장관 사의 반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8일 대국민 연설에서 "오늘 밤 우리 모두는 분노와 수치를 느낀다"며 폭력을 규탄했다. 같은 날 연설에서는 비상사태나 통행금지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이후 지방 당국에 '매우 제한적이고 국지적인' 통행금지를 지시했다.
ITV뉴스에 따르면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과 레알 일대에는 월요일 밤 11시부터 화요일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가 내려졌다. 릴 등 북부에서는 미성년자의 밤 8시 이후 외출이 제한됐고, 니스는 미성년자에게 밤 9시부터 통행금지를 적용했다. 마르세유는 정오부터 오후 8시까지 집회와 시위를 금지했다.
로랑 뉘네즈 내무장관은 일요일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으나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반려했다. 엘리제궁은 치안 지휘의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대통령은 사전 정보 수집과 대응 계획의 실패 여부를 투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271명 연행
로이터통신은 토요일 평화롭게 시작한 시위가 이후 복면을 쓴 수백 명이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약탈하는 양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볼로냐, 브레시아, 베르가모, 토리노에서도 경찰과 충돌이 있었다.
밀라노 경찰은 일요일 청년 271명을 연행했고, 이 가운데 32명을 체포했다. 체포자 중 미성년자는 23명이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는 "밀라노를 지키기 위해 군 500명을 추가 투입한다"고 밝혔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미성년자 예방구금 확대를 검토했고, 미국 매체 데모크라시 나우는 21일 이탈리아 정부가 연말까지 밀라노에 병력 500명을 보내고 미성년자 예방구금 확대 조치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배경에는 에너지발 물가 급등
프랑스 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EE)가 1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확정치는 1년 전보다 3.1% 올라 8월 2.4%에서 0.7%포인트 가속했다. 에너지 가격은 1년 전보다 21.3% 올랐다. 이탈리아 통계청(Istat)의 9월 소비자물가는 4.2%로 8월 3.3%보다 0.9%포인트 높아졌고, 에너지 상품 가격은 20%대 초반 상승률을 보였다.
| 구분 | 8월 | 9월 | 변화 |
|---|---|---|---|
| 프랑스(INSEE) | 2.4% | 3.1% | +0.7%포인트 |
| 이탈리아(Istat) | 3.3% | 4.2% | +0.9%포인트 |
시위는 두 나라에 그치지 않았다. ITV뉴스에 따르면 벨기에에서는 학생들이 교육 여건에 항의했고,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는 수만 명이 생활비와 주택난에 반대하며 행진했다. 프랑스는 내년 봄, 이탈리아는 내년에 선거를 앞두고 있어 물가와 치안 대응이 정국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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