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 대학 측의 반응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불거진 대학 등록금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학생들은 올 1학기 부실한 비대면수업이 진행된 만큼 등록금을 일부 돌려달라고 주장하지만, 대학들은 재정난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별 장학금? 등록금 반환의 비하인드 스토리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센 가운데 일부 대학이 특별 장학금을 주는 식으로 등록금 반환에 동참했다. 그러나 등록금 반환을 결정한 대학에서도 장학금 재원 문제로 대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원래 학생들 몫인 성적 장학금 등을 없애 특별 장학금 재원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립금 1000억 원 이상 있는 대학, 적극 적립금 사용 동참해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와 관련해 대학의 적립금을 활용한 자구노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유 부총리는 “재난적 상황에서 고통을 분담하고 최대한 자구노력을 한다고 했을 때 적립금이 1000억원 이상 있는 사립대는 등록금 문제 해결에 적극 적립금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며 “자구노력에 적극적인 대학은 정부 지원을 조금 더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익대, 누적 적립금 1위 차지
대학교육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사립대학 누적 적립금 현황’에 따르면, 올 2월 말 기준 적립금이 1000억원 이상인 대학은 총 20곳이다. 홍익대가 757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6371억원), 이화여대(6368억원), 수원대(3612억원), 고려대(3312억원) 등이 ‘톱5’다. 이어 성균관대(2477억원)와 청주대(2431억원), 계명대(2310억원), 동덕여대(2230억원), 숙명여대(1866억원) 등이 6~10위를 차지했다. 한양대와 중앙대, 겨희대, 가톨릭대 등이 20위권에 들었다. 또 전체 사립대 153개 대학 중 누적 적립금 100억원 이상인 곳은 56.9%(87개)로, 이들 대학의 적립금 합계 금액도 7조7220억원에 달한다.
재정 확보 위한 등록금 반환 발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대학들의 경쟁은 벌써 시작됐다. 현재까지 사립대 중 단국대와 대구대, 국립대 중에서는 전북대와 경상대가 1학기 등록금 대비 10%를 반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경북대와 전남대, 숭실대는 등록금은 반환하겠다고는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액수는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대학, 반환 어려움 호소
그러나 몇몇 대학들은 올해 원격수업 진행하면서 설비 지출 및 방역 비용도 늘어나 등록금을 반환할 여력이 없다고 호소한다. 더욱이 적립금은 ‘건축’, ‘퇴직’, ‘연구’ 등 사용처가 제한된 ‘특정목적적립금’이 대부분이어서 등록금 감면에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대학들은 2학기 수업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하는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연세대의 경우, 3학점 수업 기준 일주일에 오프라인 1시간·온라인 2시간을 섞을 예정이며, 성균관대와 서강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합하는 방식을 놓고 검토 중이다. 일부 대학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봐가면서 온라인 수업 비중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가 향후 코로나19 재유행이나 신종 바이러스 출현에 대비, 관련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행 교육부 훈령인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등록금 면제·감면은 교육과정이 진행되지 못한 경우에 가능하다. 올해 1학기의 경우 대학 강의가 대부분 원격으로 대체됐지만 교육과정은 운영됐기에 등록금 반환이 의무사항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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