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공무원노조 "행정은 일반직에, 경찰관은 현장으로"…일반직 비율 4%대 지적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경찰청지부가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예산·회계 등 행정업무를 일반직공무원에게 넘기고 경찰관을 민생치안·수사 현장에 재배치하는 '기능 중심 조직 재설계'를 촉구했다. 노조는 경찰 조직 내 일반직 비율이 4%대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 경찰청지부가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 앞에서 '경찰조직 쇄신과 기능 중심 조직 재설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합원들은 손팻말을 들고 경찰관이 맡고 있는 행정업무를 일반직공무원에게 넘기고, 경찰관은 112 신고 대응·범죄예방·수사 같은 현장 업무에 집중하도록 인력을 다시 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회견에는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과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산하기관 노조도 함께했다. 지난 9월 8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치안 확립을 위한 경찰청 일반직공무원 역할 확대 방안' 정책토론회의 후속 행동이다.

노조 요구 "행정 경찰관 1명 현장 배치는 1명 충원 효과"
경찰청지부가 회견을 앞두고 밝힌 요구는 네 가지다. 경찰관이 하던 행정업무의 일반직 전환, 행정에서 빠진 경찰관의 민생치안·수사 현장 재배치, 일반직 정원과 예산의 단계적 확대, 경찰청의 기능별 직무분석을 거친 중장기 인력개편 계획 수립이다.
노조는 인사·예산·회계·계약·시설·정보통신처럼 경찰권 행사와 직접 관련이 적은 업무에 많은 경찰관이 배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행정 자리의 경찰관 한 명을 현장으로 돌리면 현장 경찰관 한 명을 새로 뽑는 효과가 있다는 논리다. 김대령 경찰청지부 위원장은 "일반직공무원을 늘리는 것은 경찰관의 자리를 빼앗자는 것이 아니라 경찰관이 경찰관답게 일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경찰관 정원은 13만972명이다. 노조는 이 가운데 행정업무를 맡은 경찰관 약 2만 명을 단계적으로 일반직으로 전환하면 연간 약 1000억원의 인력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다만 이는 노조 자체 추산으로, 노조 스스로도 정확한 규모는 정부와 경찰청의 직무분석·재정추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른 기관과 비교한 일반직 비율
지난 9월 국회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채준호 전북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찰청의 일반직공무원 비율이 전체 정원의 4%대라고 제시했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토론회에서는 경찰청이 경찰관 23명당 일반직 1명꼴인 반면 해양경찰청은 8명당 1명꼴이라는 비교도 나왔다. 아래 수치는 토론회에서 노조 측이 제시한 것으로, 기관별 기준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 기관·분야 | 일반직 비율 |
|---|---|
| 경찰청 | 4%대 |
| 국방 분야(군무원) | 8~9% |
| 중대범죄수사청 | 10.70% |
| 해양경찰청 | 11.24% |
| 교육 분야 지방공무원 | 약 12% |
경찰청도 문제의식은 일부 공유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같은 토론회에 참석한 최인규 경찰청 혁신기획조정담당관은 영국 경찰에서는 일반직이 전체 인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디지털 분석·포렌식 등 다양한 역할을 맡는다고 소개하고, 경찰개혁 과정에서 경찰 업무와 인력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투데이는 내년도 경찰 증원 215명 가운데 109명이 일반직으로 계획돼 있다고 전했다.
수사 인력 보강의 그늘…지역 치안 현장은 '빠듯'
노조의 요구가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있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10월 2일 출범하면서 경찰의 수사 책임이 커졌고, 각 시도경찰청은 수사부서 인력을 늘리고 있다. 문제는 그 인력의 상당수가 기존 치안 인력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강원일보 보도에 따르면 강원경찰은 최근 수사부서에 60명을 보강했는데, 대부분이 기동대와 지구대·파출소 등에서 근무하던 인력이었다.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강원경찰청 소속 3개 기동대는 대별 현원이 78명에서 66명으로 줄어 모두 36명이 수사부서로 옮겼다. 올해 2월 142명이던 지구대·파출소 파견 기동대원도 122명으로 20명 줄었다.
도내 한 지구대 경찰관은 휴직이나 휴가자가 생기면 현장 대응이 어려운데 이를 메우던 기동대 인력까지 줄어 업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원일보에 토로했다. 조명수 전국시도자치경찰위원장협의회장은 이번 재배치를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대응한 과도기적 조치로 보면서, 장기적으로는 수사 전문성 강화와 지역경찰 적정 인력 확보가 함께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은 쟁점
노조는 행정 보직과 현장 결원 현황을 공개하고, 전환 목표·일정·비용을 정해 일부 경찰서와 시도경찰청에서 먼저 시범 운영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연도별 정원 전환과 현장 배치 결과를 국민과 국회가 확인할 수 있게 하자는 요구도 덧붙였다.
인사 관행도 쟁점이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9월 토론회에서 현장보다 행정 보직이 승진에 유리한 구조가 인사제도를 왜곡하고 현장 인력 공백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직 증원에 필요한 정원·예산 확보 역시 정부와 국회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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