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장 "SK 협약엔 강제력 없다"…방류수·송전선 재협상 추진
김보라 안성시장이 10월 23일 기자회견에서 2021년 SK하이닉스 상생협약의 이행 강제력이 없다고 지적하며 방류수·송전선로·LNG발전소 문제를 상생협의체에서 재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주민은 협약 전면 파기를 요구하고 있다.
김보라 경기 안성시장이 10월 23일 시청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관련해 2021년 맺은 SK하이닉스 상생협약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행을 강제할 수단이 없고 구체성이 부족한 협약만으로는 달라진 여건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방류수·송전선로·LNG발전소 문제를 재협상하겠다고 말했다. 경기일보는 25일 이 회견에서 김 시장이 "시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전했다.

"혜택은 용인에, 부담은 안성에"
인천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시장은 반도체단지가 국가 첨단전략산업으로서 사업성을 인정받는다고 전제하면서도, 경제적 혜택은 용인시에 집중되고 수질 오염과 농가 피해 우려는 안성시로 넘어오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국가 전략산업 육성을 이유로 지역 주민이 환경·농업 피해와 안전 위험을 일방적으로 떠안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시가 꼽은 현안은 세 가지다. 산업단지에서 나온 물이 안성 쪽으로 흘러드는 문제,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경관 훼손과 재산권 침해, 그리고 LNG발전소가 주민 건강과 대기 질에 미칠 영향이다.
2021년 협약은 무엇이었나
경기일보에 따르면 SK 상생협약을 위한 협의체는 2019년 꾸려졌고 협약은 2021년 체결됐다. 인천일보는 이 협약이 방류수 수질·수온 관리, 산단 지원, 지역 상생, 농업 진흥, 하천 정비, 도로망 구축 등 15개 과제를 담았다고 전했다.
김 시장은 그러나 협약에 이행을 강제할 장치가 없고 일부 항목은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협약 이후 사업 여건도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 분야 | 시의 요구·대응 |
|---|---|
| 방류수 | 수계 안전성 확인 전 시험 방류 저지, 수질 검사 항목 추가, 합동점검위원회 운영규정 제정, 피해보상 항목 구체화 |
| 송전선로 | 지중화 등 안전대책 지속 요청 |
| LNG발전소 | 입지 수정, 입체적 환경영향 분석, 피해 저감책과 온실가스 감축 투자 방안 요구 |
| 기타 | 한천 재해영향평가 추가 실시, 고삼저수지 상류 재난예방시설 마련, 농산물 계약 물량 확보 |
8월 시험 방류 보류 요청이 발단
방류수 문제는 올여름 한 차례 불거졌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용인시는 7월 30일 안성시에 공업용수 공급시설 시운전을 위해 8월 14일 오전 9시부터 5시간 동안 원수 5만8080㎥를 방류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물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을 거쳐 안성의 한천과 고삼저수지로 유입되는 경로를 탄다. 안성시는 사용 후 배출되는 폐수가 아니라 원수라고 설명했다.
안성시는 8월 5일 방류 보류를 공식 요청했다. 한천 정비사업이 끝나지 않아 일부 구간에 범람 위험이 있고, 저수지와 하천의 안전성 검증과 피해 발생 시 대응체계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시는 사업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안심할 대책을 먼저 내놓으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시험 방류가 실제로 이뤄졌는지는 이번 취재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법적 기준보다 엄격하게"
경기신문은 6월 8일 보도에서 SK하이닉스가 방류수를 "법적 기준보다 훨씬 엄격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감시체계와 검증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고삼면 농민들은 법적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공장 방류수로 농사짓는 지역이라는 인식이 퍼지면 친환경 농업의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협상 일정과 남은 갈등
안성시는 중앙정부·지자체·공공기관·기업·주민이 참여하는 상생협의체에서 바이패스(우회 방류) 방안을 포함한 방류 방식, 수질·대기 측정, 송전선로와 LNG발전소 피해 보상, 제도 개선을 안건으로 협상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일보에 따르면 시는 기후환경에너지부에 협의체 구성과 안건을 이미 제출했고, 용인시 반도체 산단 대응단에 전담 인력 4명을 배치했다.
갈등이 가라앉은 것은 아니다. 경기일보에 따르면 안성 지역 단체와 농민, 정치인 일부가 협약의 전면 파기를 요구해 왔고, 농민과 이·통장협의회 관계자들이 삭발에 나서기도 했다. 고삼면 여성농업인 모임과 주민대책위원회는 26일 오전 11시 50분쯤 공동 선언문을 내고 이번 기자회견이 실효성이 없다며 협약 전면 파기를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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