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생쥐 수명 14% 늘린 유전자 SRSF1…하버드 연구진 발표
미국 하버드대 위스연구소와 스페인 CIC 바이오구네 공동 연구진이 이달 중순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이징'에 RNA 가공 단백질 유전자 SRSF1이 노화 세포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고, 늙은 생쥐의 생존 기간 중앙값을 14% 늘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직 세포·동물 실험 단계로, 안전성과 작동 원리 확인이 과제로 남았다.
미국 하버드대 위스연구소(Wyss Institute)와 하버드 의대, 스페인 CIC 바이오구네(CIC bioGUNE) 공동 연구진이 노화를 늦추는 후보 유전자로 'SRSF1'을 찾아냈다고 이달 중순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가 늙은 사람 피부세포를 젊은 상태에 가깝게 되돌렸고, 늙은 생쥐의 생존 기간 중앙값을 대조군보다 14% 늘렸다고 밝혔다.
연구는 유전학자 조지 처치 하버드 의대 교수가 이끌었고, 위스연구소의 알렉스 플레사 연구원과 CIC 바이오구네의 사샤 융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SBS 등이 이 연구를 '젊음의 유전자'로 소개하면서 관심이 커졌다.
'회춘'과 '세포 정체성' 사이의 줄타기
노화 세포를 되돌리는 연구는 2006년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발견한 네 가지 유전자, 이른바 '야마나카 인자'에서 본격화됐다. 이 인자들은 다 자란 세포를 줄기세포 상태로 되돌릴 수 있지만, 지나치게 작동하면 세포가 본래 기능을 잃거나 암 위험이 커진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플레사 연구원은 위스연구소 발표에서 "재프로그래밍에는 회춘과 세포 정체성 사이의 근본적인 상충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세포의 기능은 그대로 둔 채 노화 지표만 되돌리는 유전자를 찾는 데 초점을 맞춘 이유다.
AI 노화 예측 모델로 후보 유전자 선별
연구진은 먼저 여러 연령대 기증자의 피부 섬유아세포 유전자 발현 데이터를 학습시켜 세포의 '전사체 나이'를 추정하는 기계학습 모델을 만들었다. 이어 55세·65세·79세 기증자에게서 얻은 노화 세포에 노화 관련 후보 유전자를 하나씩 과발현시키고, 모델이 매긴 나이가 젊어지는지를 살폈다.
그 결과 가장 꾸준하게 효과를 보인 것이 RNA 접합(스플라이싱)에 관여하는 단백질 유전자 SRSF1이었다. SRSF1을 늘린 세포에서는 세포 노화와 염증성 노화 신호, 단백질 항상성 스트레스가 줄고 DNA 복구 기능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포는 섬유아세포 고유의 모양과 유전자 발현을 유지했고, 줄기세포 유전자가 켜지지도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늙은 생쥐, 노쇠 속도 늦고 더 오래 살아
동물 실험에서는 SRSF1 유전자를 간으로 주로 가는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운반체에 실어 늙은 생쥐에게 넣었다. 유전자는 대부분 간에 쌓였고, 간 조직에서 회춘 징후가 관찰됐다. SRSF1을 투여한 생쥐는 노쇠가 쌓이는 속도가 약 44% 느렸고, 생존 기간 중앙값은 대조군보다 14% 길었다.
| 구분 | 내용 |
|---|---|
| 세포 실험 대상 | 55세·65세·79세 기증자의 피부 섬유아세포 |
| 세포 변화 | 세포 노화·염증 신호 감소, DNA 복구 기능 회복, 세포 정체성 유지 |
| 생쥐 노쇠 진행 속도 | 약 44% 느려짐 |
| 생쥐 생존 기간 중앙값 | 대조군 대비 14% 증가 |
해외 과학매체 보도에 따르면 실험에 쓰인 생쥐는 암컷 19마리(투여군 10마리·대조군 9마리)로, 생존 기간 중앙값은 투여군 886일, 대조군 778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처치 교수는 "노화 연구가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 치료까지는 갈 길 멀어"
연구진 스스로도 한계를 분명히 했다. SRSF1이 RNA 접합 방식을 바꾸는 것은 확인했지만, 그것이 어떻게 회춘 효과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자를 몸 안에 전달하는 방법과 투여량, 간 이외 장기에 미치는 영향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전성 문제도 남아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SRSF1이 과도하게 발현될 때 특정 조건에서 종양 형성을 돕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생쥐 실험 규모가 작고 암컷만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수컷을 포함한 반복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결과는 사람 배양 세포와 생쥐에서 얻은 전임상 단계 성과다. 노화 자체를 늦추는 치료로 이어질지는 대규모 동물 실험과 임상시험을 거쳐야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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