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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노벨문학상에 캐나다 시인 앤 카슨…"고전과 유희적 대화로 새 형식 창조"

스웨덴 한림원이 8일(현지시간) 캐나다 시인이자 고전학자 앤 카슨(76)을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한림원은 고전 전통과 유희적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형식을 만든 대담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정 이유로 꼽았다.

스웨덴 한림원이 8일(현지시간) 캐나다 시인이자 고전학자인 앤 카슨(76)을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한림원은 "고전 전통과 유희적인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 낸 대담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정 이유로 들었다. 2024년 한강, 2025년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에 이은 수상이다.

2024년 미국 뉴욕대 스커볼센터 낭독회 무대에 선 앤 카슨
2024년 미국 전미도서상 최종후보 낭독회에 참석한 앤 카슨(자료사진). 사진: Jay Dixit / 위키미디어 공용(CC BY-SA 4.0)

"다들 미쳤다"…수상 소식에 놀란 시인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카슨은 아이슬란드 공영방송 RUV와의 통화에서 수상 소식에 "말도 안 된다. 다들 미친 것 같다"고 반응했다. 한림원 사무총장 잉리드 칼베리는 카슨이 "매우 놀랐지만 무척 기뻐했다"고 전했다.

상금은 1200만 스웨덴 크로나로,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문학상은 생리의학·물리·화학상에 이어 올해 네 번째로 발표된 노벨상이다.

라틴어 선생님이 점심시간에 가르친 그리스어

카슨은 1950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났다. 아랍에미리트 영자지 더내셔널에 따르면 그는 고등학교 시절 라틴어 교사에게 점심시간마다 고대 그리스어를 배운 것을 계기로 고전학의 길에 들어섰고, 토론토대에서 고전학을 공부했다. 이후 캐나다 맥길대, 미국 미시간대 등에서 가르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포·소포클레스·에우리피데스 등 고대 그리스 작품을 번역하는 동시에, 그 이야기를 현대의 언어와 형식으로 다시 짜는 작업을 이어 왔다. 노벨위원회는 그의 작업이 "단어에 대한 문헌학자의 집착과 새로운 의미를 향한 시인의 열망"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고 평가했다.

시와 소설, 에세이의 경계를 지운 작품들

대표작 『빨강의 자서전』(1998)은 헤라클레스 신화 속 괴물 게리온을 사춘기 소년으로 바꿔 놓은 '운문 소설'이다. 고대 그리스 시인 스테시코로스의 단편을 출발점으로 삼아 시와 소설, 에세이를 넘나든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작 『녹스』는 2000년 세상을 떠난 오빠를 기리는 작품으로, 사진·편지·글을 아코디언처럼 접힌 한 장의 종이에 담아 상자에 넣은 형태다. 노벨위원회는 이 책을 두고 "문학적인 만큼이나 조각적인 창조물"이라고 했다.

앤 카슨의 주요 작품(출간 연도 기준)
연도작품특징
1986『달콤씁쓸한 에로스』(Eros the Bittersweet)사포의 시로 에로스를 읽은 장편 에세이
1995「유리 에세이」(The Glass Essay)이별의 경험을 담은 장시
1998『빨강의 자서전』(Autobiography of Red)게리온 신화를 다시 쓴 운문 소설
2001『남편의 아름다움』(The Beauty of the Husband)29편의 '탱고'로 엮은 결혼 이야기
2010『녹스』(Nox)오빠를 추모한 상자형 책
2016『플로트』(Float)순서 없이 읽는 22권의 소책자
2024『롱 노마』(Wrong Norma)다양한 형식의 글을 모은 작품집

노벨상 전부터 쌓아 온 국제적 평가

카슨은 2001년 『남편의 아름다움』으로 영국 T.S. 엘리엇상을 받았고, 2020년에는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공주상 문학 부문을 수상했다. 『롱 노마』는 2024년 미국 전미도서상 시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다.

그는 시인으로서뿐 아니라 미술가·안무가·오페라와 연극 연출가들과 협업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한림원이 장르를 가로지르는 실험성에 주목한 만큼, 국내에서도 그의 작품 번역과 소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연도수상자국적
2024한강한국
2025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헝가리
2026앤 카슨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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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현
임도현
하비이슈 · 문화·라이프 담당

하비이슈에서 문화·라이프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사회·이슈, 건강·과학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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