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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 관계가 바뀌었다" 시진핑이 7년 만에 평양행 택한 이유와 북한의 '동해 카드'

검은 정장을 입은 인물들이 시설 내부를 이동하고 있다.

배윤호
입력 2026.09.21 11:09
"갑을 관계가 바뀌었다" 시진핑이 7년 만에 평양행 택한 이유와 북한의 '동해 카드'
▲ 검은 정장을 입은 인물들이 시설 내부를 이동하고 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했다. 2026년 8월 9일 방영된 KBS 다큐의 '이슈픽 쌤과 함께' 영상에 따르면,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방문이자 북한만을 타깃으로 한 파격적인 행보였다. 북한은 시 주석에게 최대 수준의 의전을 제공하며 환대했으나, 정작 회담 결과에서는 중국의 핵심 관심사가 모두 빠져 있었다.

"우리는 운명공동체" 시진핑의 파격적 의전과 역전된 관계

이번 회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양국 관계의 성격 변화다. 과거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혈맹'이라 부르며 강조해 왔으나, 북한은 이를 부담스러워하며 이익 중심의 '국가 간 관계'로 정의하려는 경향을 보여왔다. 북한은 국가 간 관계를 이념 공유를 넘어 이익에 준하는 관계로 보며, 이번 회담에서도 당당하게 '국가 간 관계의 분복'이라 언급하며 대등한 위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은 "피로 맺어진 우의 관계"이자 "운명공동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파격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영상에 따르면 이는 북한을 중시한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회담의 주도권이다.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중국이 '갑'의 위치에 있었으나,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갑'의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연자는 시 주석이 북한에서 보여준 태도와 의전을 근거로, 북한이 중국에 대해 상당한 레버리지(협상력)를 쥐고 있음을 시사했다. 시 주석의 표정이 다소 굳어 보였다는 언급이 나올 정도로, 북한은 이제 중국의 눈치를 보는 존재가 아니라 중국의 전략적 요구를 선택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중국의 숙원 '동해 출해권'과 북한의 강력한 카드

중국이 북한에 이토록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두만강 출해권'을 통한 동해 진출이다. 중국 동북 3성 지역은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으며, 물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동해로 나가는 통로가 절실하다. 현재 중국은 북·러 접경 지역을 거쳐 수백 킬로미터를 우회해야 하는 물류 부담을 안고 있다. 동해와 인접한 두만강을 활용해 출해권을 확보하는 것은 중국의 오랜 전략적 과제다. 중국의 핵심 가치인 '공동 부유'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동북 지역의 개발을 위한 동해 진출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는 중국이 그토록 원했던 '동해 출해권'에 대한 언급이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북한이 중국의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은 중국이 동해 진출을 위해 막대한 자본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이 아무리 경제적 지원이나 외교적 수사를 동원해도, 북한이 출해권 문제를 열어주지 않으면 중국의 숙원은 해결될 수 없다.

더욱이 이번 회담에서는 국제사회의 핵심 화두인 '비핵화' 문제조차 빠졌다. 중국은 유엔 체제를 중시하는 외교 원칙에 따라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를 기대했으나, 공동성명에는 관련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은 정상회담 직전, 핵 생산 시설과 무기급 핵물질 생산 능력이 종전의 두 배를 능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히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는 중국이 북한의 눈치를 보며 핵 문제에 대해 침묵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시사한다.

러시아라는 뒷배와 핵무기, 북한이 '갑'이 된 근거

북한이 이처럼 당당하게 중국을 대할 수 있는 배경에는 두 가지 강력한 근거가 있다. 첫째는 러시아라는 든든한 우군이다. 러시아는 북한의 정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며 에너지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영상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통해 과거의 고립된 이미지를 벗고 경제적 여유를 확보하고 있으며, 석유와 석탄 등 에너지 지원을 통해 체제 유지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돌파구는 북한이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둘째는 핵무기 보유다. 핵을 보유한 국가는 국제 정치 무대에서 누구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안보적 지위를 갖는다. 북한은 핵 생산 능력이 과거의 두 배를 능가한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안보적 자신감과 러시아를 통한 경제적 돌파구는 북한이 중국을 향해 "우리를 돕지 않으면 당신들이 손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결국 중국이 원하는 '북한의 안정화'와 북한이 원하는 '경제적 실리' 사이에서, 현재의 주도권은 북한으로 기울고 있다.

#시진핑 #북한 #중국 #러시아 #이슈픽 쌤과 함께 #KBS #북·중 정상회담 #동해 출해권
배윤호
하비이슈 · 세계 이슈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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