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1 (월) 국내외 이슈 전문지
속보 미국 하천 뒤흔든 한국 가물치…외래종의 생태계 침입과 변화
홈 › 테크 & 미래
테크 & 미래

재생에너지 불규칙성 극복한 K-수전해 기술, 그린수소 대량생산 길 열었다

연구원이 모니터 속 미세 구조 사진을 가리키며 설명하는 모습.

오유진
입력 2026.09.21 11:10
재생에너지 불규칙성 극복한 K-수전해 기술, 그린수소 대량생산 길 열었다
▲ 연구원이 모니터 속 미세 구조 사진을 가리키며 설명하는 모습.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탄소를 함유하지 않은 청정 에너지 운반체인 '수소'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수소는 연소 시 오염물질 대신 물을 생성하는 특성 덕분에 '궁극의 청정 에너지'로 불립니다. YTN 사이언스 영상에 따르면, 수소 에너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 기술을 중심으로 생산부터 저장, 운송에 이르는 거대한 수소 경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수소 자동차의 심장 '연료전지', 경량화와 효율이 관건

수소 자동차(수소 연료전지 자동차)는 가솔린 내연기관 대신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발생하는 전력으로 구동됩니다. 연료전지 내부에서는 공급된 수소가 이온화되어 전자를 내놓고, 이 수소이온이 전해질을 따라 이동하며 산소와 결합해 물을 생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위차를 이용해 전류를 만들어내는 원리입니다.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은 얇은 막 양면에 촉매가 코팅된 '막 전극 접합체(MEA)'로, 이를 수백 개 직렬로 연결한 것이 자동차에 탑재되는 '연료전지 스택'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13년 세계 완성차 업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하며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2030년까지 연간 50만 대의 수소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특히 모빌리티 활용을 위해 '경량화'와 '고출력'을 주요 과제로 꼽습니다. 수소 자동차와 같은 모빌리티용 연료전지는 고순도의 수소가 공급되어야 하며, 단위 무게당 낼 수 있는 힘인 출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부품의 경량화가 필수적입니다.

영상에서는 김형준 박사팀이 개발한 '이중 교환막 연료전지' 기술을 소개합니다. 기존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별도의 가습기가 필요했지만, 이 기술은 두 개의 전달막을 배열해 산소 전극에서 생성된 물을 다시 흡수해 스스로 가습하는 '자가 가습' 원리를 이용합니다. 이를 통해 시스템을 단순화하고 무게를 줄일 수 있어, 향후 수소 드론과 같은 무인 항공기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재생에너지의 불규칙성 넘는 '그린수소' 생산 기술

수소 생산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석유화학 공장이나 제철 공정의 부산물로 얻는 '부생수소',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의 수증기로 분해해 얻는 '개질수소', 그리고 물을 전기 분해하는 '수전해' 방식입니다. 개질수소는 세계 수소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보편적이지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반면,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탄소 배출 없이 생산하는 '그린수소'는 가장 친환경적인 최종 목표로 꼽히지만, 재생에너지는 전력 공급이 불규칙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전력이 갑자기 끊기거나 변동이 심하면 수전해 장치의 내구성과 안전성에 위협이 됩니다.

1987년 설립되어 수소 경제의 창사진을 그려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연구단의 노력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김창희 박사팀은 재생에너지의 불규칙한 전력 공급에도 견딜 수 있는 '부하 변동 대응형 수전해 스택'을 개발했습니다. 재생에너지를 직접 활용할 경우 전력이 일정하지 않아 수전해 장치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소재가 아닌 특화된 소재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연구진은 수전해 전극의 수명을 높이기 위해 기존 촉매보다 반응성이 큰 소재를 첨가했으며, 수소와 산소가 섞여 폭발할 위험을 막기 위해 분리막의 성능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특히 규칙적인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때 수소와 산소가 섞이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분리막의 밀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가스 혼합 3배 억제한 국산 분리막, 경제성 확보의 열쇠

수전해 기술의 핵심은 분리막의 밀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분리막의 구멍이 촘촘하면 가스 혼합을 막아 안전성은 높아지지만 이온 전도성이 떨어져 효율이 낮아지고, 반대로 구멍이 크면 효율은 좋아지지만 가스가 섞일 위험이 커집니다. 연구진은 이 상충하는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새로운 분리막 합성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분리막은 기존 제품보다 가스 혼합 현상을 3배 이상 억제하면서도, 이온이 잘 통과할 수 있도록 밀도를 높여 저항을 낮춘 것이 특징입니다. 즉, 가스 섞임은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이온 전도성을 유지하는 두 가지 상충 효과를 동시에 극복했습니다.

그동안 수전해에 사용되는 분리막과 전극 등 핵심 소재는 상당 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으며, 이는 높은 생산 비용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분리막과 전극의 국산화 성공은 핵심 소재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그린수소의 대량 생산 가능성을 한층 앞당겼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연구진은 현재 성능이 검증된 수전해 셀을 여러 개 결합한 상용 크기의 스택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을 시뮬레이션하며 실증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향후 메가와트(MW)급 스택 설계 기술까지 확보한다면 그린수소의 본격적인 경쟁력이 실현될 전망입니다.

#YTN 사이언스 #김형준 #김창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그린수소 #수전해 #연료전지 #분리막
오유진
하비이슈 · 테크 & 미래 담당
기자의 다른 기사 ›

관련 기사

"개인 맞춤형 암 백신 3상 성공" 모더나 주가 177% 끌어올린 mRNA의 실체

"개인 맞춤형 암 백신 3상 성공" 모더나 주가 177% 끌어올린 mRNA의 실체

2026.09.21
이란 드론 공격에 뚫린 클라우드, '데이터 복제'만으론 부족했던 이유

이란 드론 공격에 뚫린 클라우드, '데이터 복제'만으론 부족했던 이유

2026.09.21
회로도까지 손으로 그린 엔지니어, 대한민국 IT의 시초 'A-501'의 기록

회로도까지 손으로 그린 엔지니어, 대한민국 IT의 시초 'A-501'의 기록

2026.09.21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