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3 (화) 국내외 이슈 전문지
속보 한화, 15대 사령탑에 류지현 선임…3년 총액 20억원, 단장엔 첫 직원 출신 석장현
홈 › 사회 & 이슈
사회 & 이슈

검진 앞두고 '납 배출 주사' 의혹…노동부, 울산 배터리공장 수사 의뢰·광주 공장도 조사

고용노동부가 12일 특수건강진단을 앞둔 노동자들에게 킬레이션(중금속 배출) 주사를 맞힌 의혹이 제기된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중대한 인권 침해"로 규정했고, 13일에는 광주 광산구의 한 납축전지 공장에서도 납 배출 약물 복용 정황이 확인돼 노동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고용노동부가 12일 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이 특수건강진단을 앞둔 노동자들에게 혈중 중금속을 빼내는 킬레이션 주사를 맞혔다는 의혹과 관련해 회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은 이 사안을 "중대한 인권 침해"로 규정하고 엄중 대응을 지시했다. 13일에는 광주의 한 납축전지 공장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드러나 노동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비타민인 줄 알았다"…검진 전 반복 투약 의혹

MBC 보도로 알려진 의혹의 핵심은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비타민 주사'라고 안내하며 중금속 배출용 킬레이션 주사를 주기적으로 맞혔다는 것이다. 세계일보 등에 따르면 회사 내부 문건에는 노동자별 투약 횟수와 건강검진 일정이 함께 관리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건강진단에서 혈중 납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것을 피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투약 경위와 목적은 수사로 가려져야 할 부분이다.

회사 측은 주사를 비타민 주사라고 설명한 적이 없고, 자체 기준을 넘긴 직원에게 상담·치료를 권유·지원한 것이며 치료는 당사자의 자율적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정기 검사에서 법정 기준을 초과한 인원은 없었다고도 밝혔다.

분해된 납축전지의 극판과 부품들
납축전지를 이루는 부품들. 자동차용 납축전지 제조 공정에서는 납 노출 관리가 핵심 보건 과제로 꼽힌다(자료사진). 사진: Mike-fiesta / 위키미디어 공용(CC BY-SA 4.0)

노동부, 1월 제보 뒤 감독·사용중지·수사 의뢰

노동부 설명에 따르면 당국은 1월 말 제보를 받은 뒤 울산공장에 안전보건감독과 정밀 작업환경측정을 실시했다. 그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68건을 입건·송치하고 과태료 4620만원을 부과했으며, 4월 21일부터 5월 7일까지 납 노출 공정에 사용중지 명령을 내렸다. 노동부는 특수건강진단 전 킬레이션 투약을 노동자 건강보호 조치를 방해한 행위로 보고 수사를 의뢰했으며, 현재 울산경찰청이 수사 중이다.

부실 측정이 확인된 작업환경측정기관에는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유사 위험을 확인하기 위해 배터리 제조 동종 사업장 14곳에 대해 기획감독과 정밀 작업환경측정도 진행하고 있다.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 납 노출 의혹 관련 주요 조치(2026년, 고용노동부 발표·언론 보도 종합)
시기내용
1월 말제보 접수, 안전보건감독·정밀 작업환경측정 착수
2월 25일금속노조 울산지부, 특수건강검진표 분석 결과 공개·기준 강화 요구
4월 21일~5월 7일납 노출 공정 사용중지 명령
감독 결과산업안전보건법 위반 68건 입건·송치, 과태료 4620만원
10월 12일노동부 수사 의뢰 사실 공개(울산경찰청 수사 중), 대통령 엄중 대응 지시

노조 "동의자 115명 중 53명 중금속 이상 소견"

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와 일터안전교육활동지원센터는 지난 2월 근로자 350여 명 가운데 동의한 115명의 2023~2025년 특수건강검진표를 분석한 결과, 53명이 혈액 내 중금속 이상 수치 질병코드(R78.7) 소견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분석 대상의 약 46%에 해당한다. 노조는 같은 대상 중 99명의 혈중 납 농도가 10㎍/㎗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울산매일UTV 보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혈중 납 농도 40㎍/㎗ 이상이면 직업병 유소견자, 30㎍/㎗ 이상이면 사후관리 대상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 기준이 지나치게 느슨하다며 미국처럼 10㎍/㎗ 이하로 강화하고, 노출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작업환경 개선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킬레이션은 '드문 치료'…"증상 없으면 노출 차단이 먼저"

킬레이션은 혈액 속 중금속과 결합해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치료로, 관련 약물은 모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한 이유정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혈중 납 수치만으로 치료를 결정하지 않고 증상·신장 기능 등을 종합해 판단하며, 해당 병원에서는 5년에 1명꼴로 볼 만큼 드문 치료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지침도 증상이 없을 때는 곧바로 킬레이션을 하기보다 노출을 줄이고 경과를 관찰하도록 권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콩팥 손상이 꼽힌다. 이 교수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수치를 낮추는 것은 치료 목적이지만, 검진 결과를 가리기 위해 노동자가 비타민 주사로 알고 맞았다면 윤리적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광주 납축전지 공장서도 '납 배출 약' 복용 정황

13일 연합뉴스·남도일보 보도에 따르면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광주 광산구의 한 납축전지 제조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체내 납 배출을 돕는 약물을 복용한 의심 정황을 파악하고 기획감독을 진행 중이다. 당국은 노동부 지침에 따라 지난 9월 7일 지역 납축전지 공장 등 2곳을 점검하다 이를 확인했으며, 일부 노동자가 해당 약을 먹은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노동청은 이 공장 노동자 139명 전원에게 임시건강진단 명령을 내리고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을 통해 작업환경을 점검하고 있다. 광주노동청 관계자는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 약물 복용 행위 자체를 직접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면서도 "철저히 조사해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특수건강진단 결과를 왜곡할 목적이 드러나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대통령 "다른 사업장도 살펴라"…전·현직 노동자 역학조사

이 대통령은 노동부 보고를 받은 뒤 유해물질 노출 실태와 주사 투약 경위, 건강검진 결과 은폐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위법이 확인되면 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다른 사업장에도 유사 사례가 없는지 살펴보라고 당부했다.

한국NGO신문 등에 따르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지난 9월 역학조사평가위원회를 열어 퇴직자를 포함한 DN오토모티브 전·현직 노동자 전체를 대상으로 집단 역학조사를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8일에는 노사정이 추천한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납 노출 규명·작업환경 개선위원회도 출범한 것으로 전해졌다.

#킬레이션 주사 #납 배출 주사 #DN오토모티브 #특수건강진단 #혈중 납 #고용노동부 #납축전지 #산업안전보건법
임도현
임도현
하비이슈 · 문화·라이프 담당

하비이슈에서 문화·라이프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사회·이슈, 건강·과학 기사도 함께 씁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 ›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