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대신 신청한 생계급여, 5건 중 1건 탈락…'경계선' 탈락 가구 1년 새 53.6%↑
2022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공무원 직권신청으로 접수된 생계급여 873건 중 189건(21.6%)이 탈락했다. 기준중위소득 32~34% 구간에서 탈락한 가구는 2024년 2183가구에서 2025년 3352가구로 늘었고, 선정 기준 35% 상향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담당 공무원이 위기가구를 대신해 생계급여를 신청해도 5건 중 1건꼴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공무원 직권신청으로 접수된 생계급여 873건 가운데 189건(21.6%)이 수급 대상에서 빠졌다.
국회는 지난 1일 본회의에서 당사자 동의 없이도 공무원이 복지급여를 직권신청할 수 있게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신청 문턱을 낮추는 제도가 속속 도입되고 있지만, 신청 이후 적용되는 선정 기준이 그대로여서 '경계선'에서 걸러지는 가구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권신청 탈락률, 해마다 20%대
남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같은 기간 직권신청 873건 중 684건(78.4%)은 수급자로 결정됐다. 연도별 탈락률은 2023년 21.0%, 2024년 20.2%, 2025년 21.5%로 매년 20%를 넘었다.
직권신청은 스스로 신청하기 어려운 사람을 위해 공무원이 대신 급여를 신청하는 제도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미성년자·발달장애인이 있는 위기가구 등을 대상으로 본인 동의 없는 직권신청을 먼저 허용하겠다고 밝혔고, 10월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복지 신청주의 개선 법안들로 그 근거가 법에 담겼다.
| 구분 | 건수 | 비율 |
|---|---|---|
| 수급 결정 | 684건 | 78.4% |
| 탈락 | 189건 | 21.6% |
| 합계 | 873건 | 100% |
전체 신청자는 10명 중 4명꼴 탈락
직권신청을 포함한 전체 생계급여 신청으로 넓혀 보면 탈락 비율은 더 높다. 남 의원실이 지난 8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신청 119만7788건 중 75만8521건(63.3%)만 선정됐고, 43만9267건(36.7%)은 탈락했다.
탈락 사유로는 소득인정액이 기준을 넘은 경우가 23만3830건으로 전체 탈락의 53.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소득인정액은 실제 소득에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더한 값이어서, 소득이 없어도 집이나 차량 같은 재산 때문에 기준을 넘는 경우가 생긴다.
경향신문이 든 예시에 따르면 소득이 없는 1인 가구라도 공제 후 일반재산이 2000만원 남으면 월 4.17%의 환산율이 적용돼 매달 83만4000원이 소득으로 잡힌다. 올해 1인 가구 생계급여 선정 기준(월 82만556원)을 넘는 금액이다.
기준중위소득 32~34% '경계선' 탈락 늘어
생계급여는 소득인정액이 기준중위소득의 32% 이하인 가구에 지급된다. 이 기준을 조금 넘는 32% 초과~34% 이하 구간에서 탈락한 가구는 2024년 2183가구에서 2025년 3352가구로 53.6% 늘었고, 올해는 8월까지 2807가구로 집계됐다.

미디어생활 보도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이 구간 탈락 가구는 32~33% 구간 4258가구, 33~34% 구간 7011가구 등 모두 1만1269가구였다. 남 의원은 기준선을 조금 넘는 가구들이 작은 차이로 밀려나고 있다며 현행 32% 기준이 빈곤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지급액은 오르지만 선정 비율은 32% 유지
보건복지부는 7월 28일 제80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2027년 기준중위소득을 4인 가구 기준 692만9885원으로 올해보다 6.70% 올리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 생계급여 최대 지급액은 1인 가구 87만5533원, 4인 가구 221만7563원으로 오른다.
다만 생계급여 선정 비율은 내년에도 기준중위소득의 32%로 유지된다. 의료급여(40%), 주거급여(48%), 교육급여(50%) 선정 비율도 올해와 같다.
| 구분 | 2026년 | 2027년 |
|---|---|---|
| 선정 비율 | 기준중위소득 32% | 기준중위소득 32% |
| 1인 가구 | 82만556원 | 87만5533원 |
| 4인 가구 | 207만8316원 | 221만7563원 |
| 4인 가구 기준중위소득 | 649만4738원 | 692만9885원 |

'35% 상향' 목표 시점 놓고 앞당기자는 요구
생계급여 선정 기준을 35%로 올리는 방안은 2023년 수립된 제3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2024~2026년)에 2026년까지의 목표로 담겼지만, 기준은 2024년 30%에서 32%로 오른 뒤 그대로다. 현 정부 국정과제에도 35% 상향이 포함됐으나 경향신문은 목표 시점이 2030년으로 잡혀 있다고 전했다.
남 의원은 35% 상향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 달성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보도에서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공무원의 현장 판단을 존중하고, 꼭 필요한 재산은 지방생활보장위원회 검증을 거쳐 소득인정액 계산에서 뺄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내년 1인 가구 기준중위소득 273만6042원에 단순 대입하면, 선정 비율이 35%일 때 1인 가구 기준선은 약 95만7600원으로 32%일 때보다 8만2000원가량 높아진다. 신청 단계의 문을 넓힌 데 이어 선정 단계의 문턱을 언제 낮출지가 다음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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