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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내가 살겠다" 갱신 거절 후 재임대한 집주인…대법 "예측 못 한 사정 집주인이 증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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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겠다" 갱신 거절 후 재임대한 집주인…대법 "예측 못 한 사정 집주인이 증명해야"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가 실거주를 이유로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한 뒤,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집을 더 높은 보증금에 다시 임대한 집주인에게 약 3079만원과 지연손해금 배상을 명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재임대의 '정당한 사유'는 갱신 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어야 하고, 그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고 밝혔다.

"직접 살겠다"며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한 집주인이,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집을 더 비싼 보증금으로 다른 사람에게 다시 세놓았다면 세입자에게 손해를 물어줘야 한다는 판결이 확정됐다. 국민일보·문화일보 보도를 종합하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세입자 A씨가 집주인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B씨가 약 3079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실거주를 내세워 갱신을 거절한 집주인이 뒤에 재임대를 하려면 무엇을 입증해야 하느냐였다. 재판부는 그 '정당한 사유'를 갱신 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좁게 보고, 증명책임도 임대인에게 있다고 못 박았다.

서울 노원구 일대에 고층 아파트 단지가 넓게 늘어선 모습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기사 속 사건과 관계없는 자료사진이다. 사진: Ox1997cow / 위키미디어 공용(CC BY-SA 3.0)

보증금 1억6000만원 올려 다시 세놓아

보도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9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를 보증금 6억6000만원에 빌려 살았다. 계약 만료를 앞두고 A씨가 갱신을 원했지만, B씨는 직접 들어와 살겠다며 거절했고 A씨는 집을 비웠다.

B씨는 2022년 9월 이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했고, 해외에 머물다 2023년 2월 귀국해 2024년 4월까지 거주했다. 이후 B씨는 제3자에게 보증금 8억2000만원에 2년간 집을 다시 임대했다. 국민일보는 새 계약이 2024년 2월 체결됐다고 전했는데, A씨가 갱신했다면 계약이 끝났을 2024년 9월보다 앞선 시점이다.

사건 경과와 보증금 변화(국민일보·문화일보 보도 종합)
시점내용
2020년 9월~2022년 9월A씨, 보증금 6억6000만원에 2년 임차
2022년 9월B씨, 실거주 이유로 갱신 거절 후 전입신고
2023년 2월~2024년 4월B씨, 귀국해 실제 거주
2024년 2월(국민일보 보도)제3자와 보증금 8억2000만원 임대차 계약
2024년 9월A씨가 갱신했다면 계약이 끝났을 시점

보도된 보증금만 비교하면 새 보증금은 이전보다 1억6000만원, 약 24.2% 높다.

1심 "불가피" vs 2심 "예측 가능했다"

B씨는 재판에서 갱신 거절 무렵 자신이 가진 다가구주택 6가구의 세입자들이 한꺼번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해 자금 압박을 받았고, 이것이 정당한 사유라고 주장했다. 1심은 이 사정을 받아들여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1심은 다른 집 보증금 반환 요구가 거절 당시 예측하기 어려웠고, B씨가 1년 넘게 실제로 살았다는 점도 고려했다.

2심 판단은 정반대였다. 다른 주택의 임대차가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사실은 갱신을 거절할 때 이미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문화일보는 2심이 자금 사정만으로 재임대가 불가피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대법 "예측 못 한 사정, 집주인이 입증해야"

대법원은 2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봤다. 국민일보가 전한 판결 취지에 따르면 재판부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임대인이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제3자에게 임대했어야 한다"며 "정당한 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고 밝혔다. 문화일보는 재판부가 제3자 임대가 불가피했어야 한다는 점도 요건으로 들었다고 보도했다.

대법원은 앞서 2023년 12월 7일 선고한 2022다279795 판결에서도 실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 거절이 정당한지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재판부는 임대인의 주거 상황, 직장·학교 등 사회적 환경, 실거주 의사를 갖게 된 경위, 갱신 거절 전후의 사정, 이사 준비 여부 등을 종합해 그 의사가 진정한지 따져야 한다고 했다. 이번 판결은 거절 단계뿐 아니라 거절 뒤 재임대 단계에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한 셈이다.

배상액은 법이 정한 세 기준 중 가장 큰 금액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은 2020년 7월 도입된 계약갱신요구권을 규정한다. 세입자는 한 차례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갱신된 계약은 2년으로 보지만, 임대인이나 그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집주인은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제1항 제8호).

같은 조 제5항은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한 집주인이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집을 임대하면 세입자의 손해를 배상하도록 했다. 제6항은 당사자 간 합의가 없으면 ▲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3개월분 ▲제3자에게 임대해 얻은 환산월차임과 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차액의 2년분 ▲세입자가 실제 입은 손해액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을 배상액으로 정한다. 환산월차임은 보증금을 법정 비율로 월세로 바꾼 금액을 포함한다. 이번 사건에서 약 3079만원이 어떤 기준으로 산정됐는지는 보도에 나오지 않았다.

갱신권 쓰는 세입자 늘어…분쟁 기준 될 듯

갱신권 행사는 늘어나는 추세다. 헤럴드경제가 전한 부동산 정보 앱 집품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분석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 연립·다세대 전월세 거래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비중은 32.0%로 지난해 같은 기간(24.8%)보다 7.2%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서울 오피스텔의 갱신 계약 가운데 청구권을 쓴 비율도 26.7%에서 30.0%로 올랐다.

이번 판결로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집주인은 거절 당시 이미 알 수 있었던 자금 사정을 재임대의 이유로 내세우기 어렵게 됐다. 세입자로서는 갱신이 거절된 뒤 갱신됐을 기간 안에 그 집에 새 세입자가 들어왔는지 확인하는 것이 손해배상 청구의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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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현
임도현
하비이슈 · 문화·라이프 담당

하비이슈에서 문화·라이프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사회·이슈, 건강·과학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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