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악성임대인 대신 갚은 전세금 7.4조…69%는 아직 못 돌려받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상습 채무불이행 임대인 2,559명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이 올해 8월까지 7조3,866억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5조1,241억원(69.4%)을 아직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국정감사 자료에서 나타났다. 회수액의 46.6%는 HUG가 경매로 집을 직접 낙찰받아 채권과 상계한 몫이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악성임대인' 2,559명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내준 돈이 올해 8월 말까지 7조3,8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조1,241억원, 약 69.4%는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 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은혜 의원(국민의힘)실에 14일 제출한 자료를 한국일보와 경기일보가 15일 보도하면서 드러난 내용이다.
미회수액을 악성임대인 수로 나누면 1인당 약 20억원꼴이다. 악성임대인은 HUG가 보증금을 대신 갚아 준(대위변제) 뒤에도 상환하지 않는 상습 채무불이행 임대인을 말한다.

회수액 2조2,625억원…절반 가까이는 '장부상 회수'
HUG가 지금까지 회수한 금액은 2조2,625억원이다. 그런데 이 중 1조550억원(46.6%)은 HUG가 경매에 나온 주택을 직접 낙찰받고 그 대금을 자신의 채권과 맞바꾼 이른바 '자가낙찰'로 처리됐다. 낙찰받은 주택은 HUG의 '든든전세' 임대주택으로 쓰이는데, 이 과정에서 실제로 들어온 현금은 없다.
자가낙찰분을 빼면 현금 등으로 회수한 돈은 최대 1조2,075억원이다. 대위변제액 전체의 약 16%에 불과하다. 김 의원실은 HUG가 제출한 회수 경로 자료 1만7,671건을 전수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냈다고 밝혔다.
| 구분 | 금액 | 비중 |
|---|---|---|
| 대위변제액(악성임대인 2,559명) | 7조3,866억원 | 100% |
| 회수액 | 2조2,625억원 | 30.6% |
| └ 자가낙찰 상계 | 1조550억원 | 14.3% |
| └ 그 외(현금 등) | 1조2,075억원 | 16.3% |
| 미회수액 | 5조1,241억원 | 69.4% |

추심 맡긴 5,629억원서 1억원 회수…명단 공개 후 완납 6명
장기 미회수 채권 회수도 더디다. 자료에 따르면 3년 넘게 회수하지 못한 채권은 1조3,941억원이며, HUG는 경매·공매 절차를 거친 뒤 남은 무담보 채권 5,629억원을 신용정보회사에 추심을 맡겼다. 올해 2~8월 이 회사가 회수한 금액은 1억원으로, 맡긴 채권의 0.02%에도 못 미쳤다.
HUG는 2023년 9월부터 심의를 거쳐 상습 채무불이행자의 이름·나이·주소와 채무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공개 대상은 2,565명인데, 이 가운데 빚을 모두 갚은 사람은 6명, 상환액은 49억9천만원에 그쳤다.
감사원도 올해 7월 감사 결과에서 2024년 HUG 7개 지역 채권관리센터가 맡은 보증채무자 가운데 약 32%에 대해 재산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5년간 정부 출자 6.4조원…"현금·상계 회수율 따로 공개해야"
정부는 최근 5년 동안 HUG에 6조4천억원을 출자했고, 이 중 약 88%가 2024년과 2025년에 몰렸다. 출자금 전부가 전세금 손실 보전에 쓰인 것은 아니지만, 회수하지 못한 보증금 부담이 결국 공적 재원으로 메워지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회수됐다고 하지만 통장에 들어온 돈은 0원"이라며 "국민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HUG가 현금 회수와 자가낙찰 상계를 나눠 회수율을 공개하고, 악성임대인 채권에 대해 별도의 회수 목표와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해 있으면 보증금을 HUG로부터 먼저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회수가 부진할수록 보증기관의 재무 부담이 커지는 만큼, 국정감사에서 HUG의 채권 관리 방식을 둘러싼 추가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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