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어 🇺🇸 English 🇯🇵 日本語 🇨🇳 简体中文
2026.09.29 (화) 국내외 이슈 전문지
속보 300배 확대한 화려한 모래, 99%가 생물 사체…우리나라 모래는 주로 광물
홈 › 경제 & 커리어
경제 & 커리어

태백산맥 금광서 나온 '노다지' 금맥…금 함량 다른 광석의 두세 배

2009년 방송된 EBS '극한직업-금광' 편은 발파로 인한 붕괴 위험과 날카로운 낙석이 광부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태백산맥 금광의 작업 현장을 담았다.

태백산맥 금광서 나온 '노다지' 금맥…금 함량 다른 광석의 두세 배
▲ 도가니 안에서 뜨겁게 녹아 있는 붉은 빛의 액체 금속

인류가 가장 귀하게 여겨온 보물인 황금. 2009년 11월 11일부터 12일까지 방송된 EBS '극한직업-금광 1~2부'는 태백산맥 산자락의 한 금광에서 황금을 캐는 사람들을 찾아갔다. 영상 설명에 따르면 당시 많은 수요와 높은 가치에도 국내 금 생산량은 미비한 상태였지만, 금 열풍에 힘입어 국내 금광에서는 바쁜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들이 일하는 곳은 수직으로 120m 아래, 습기와 먼지로 가득한 갱도다.

금 함량 두세 배 '노다지'…냄새로도 금맥 알아봐

영상은 노다지라 부를 만한 돌이 발견된 장면으로 시작한다. 현장에서는 지금까지 발견된 맥 가운데 노다지라고 할 수 있는 최고의 고품위 금맥이라며, 평생을 살아도 보기 힘든 것이라고 했다. 금 입자가 표면에 뚜렷이 보이는 이 금광석은 금 함량이 다른 광석에 비해 두세 배는 높다. 전문가들은 색깔은 물론 냄새만 맡아도 금맥을 알아본다. 황 냄새가 나는데, 금속을 가진 황동석, 황철석 같은 황기가 함께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직원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금광 주변을 등산하며 노드 조사를 한다. 금맥이 지하가 아닌 지표로 일부 나와 있는 것을 노드라 한다. 수십 년간 산속에서 노드 조사를 해 만든 금맥지도에는 금맥의 두께와 방향이 모두 그려져 있어 보물지도나 마찬가지다. 채광 역시 이 맥의 방향을 쭉 찾아가며 이뤄진다. 이들이 흔히 발에 채는 돌덩이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은 금을 품은 그 참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발파 다음 날 반드시 부석 제거…얼굴로 날아든 돌 파편

영상 설명에 따르면 금광은 석탄 갱도와 달리 수직으로 내려가 다시 수평으로 뚫는 형태라 위험 요소가 더 많다. 광부들은 갱도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매일 발파 작업을 하는데, 쇠처럼 단단한 돌에 구멍을 뚫어 폭약을 집어넣고 일일이 손으로 전선을 연결해야 한다. 늘 하는 일이지만 작은 실수가 엄청난 위험을 낳기 때문에 순간순간이 살얼음 위를 걷는 기분이다.

발파 다음 날 채광에 앞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낙석 위험이 있는 돌을 제거하는 일이다. 발파 후라 벽과 천장의 지반이 많이 약해져 있어, 광부들은 천장 곳곳을 두드려 부석을 찾는다. 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떨어질 위험이 있는 돌이 많다. 금속광은 맥을 따라 들어가기 때문에 천장과 벽면이 서로 다른 암석일 경우 자칫 붕괴의 위험도 있다. 전날 발파해 둔 금광석을 실어 나르던 중에는 작업자의 얼굴을 향해 돌 파편이 날아와 눈 주변을 맞은 듯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작은 상처로 끝난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채광된 금을 옮기기 위한 레일 설치도 고된 작업이다. 영상 설명에 따르면 용접한 레일을 옮겨와 사람 손으로 깔아야 하는데, 광부들은 90kg 레일과 씨름한다. 바닥이 평평하지 않으면 철로 개설이 불가능해 손으로 일일이 바닥을 가다듬고, 바닥 곳곳에 숨은 단단한 암석은 기계로 부수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고운 가루 30g에 1,200도…불면 날아갈 듯한 금 입자

그날그날 발파된 금광석은 샘플을 채취해 분석실로 보낸다. 광석 안에 금속량이 워낙 미세하게 들어 있어 돌멩이 입자가 굵으면 안까지 녹이지 못하기 때문에, 팔이 아플 정도로 절구질을 계속해 고운 가루로 만든 뒤 정확히 30g만 덜어 분석한다. 산화염은 금을 물고 내려가는 역할을, 가성소다나 붕사는 물기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다섯 가지 시약을 섞고 금광석 가루를 혼합해 가마에 넣은 뒤, 다른 금속에 비해 녹는점이 높은 금을 위해 온도를 1,200도까지 올린다.

두 층으로 나뉜 덩어리에서 끝쪽 은색 부분만 따로 분리하면 금, 은, 동, 철까지 들어 있는 금속 덩어리가 된다. 이를 다시 가열해 납 성분을 기화시키면 금과 은의 합금이 남고, 마지막으로 질산을 넣어 은 성분만 산화시키면 불면 날아갈 듯 작은 금 입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1톤으로 따졌을 때 금의 양은 5g 정도로, 영상은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무쇠처럼 단단한 금광석…분쇄·선광 거쳐 정광으로

금광석은 무쇠처럼 단단하다. 금광석은 초대형 분쇄기로 들어가 여러 번의 분쇄 과정을 거치는데, 잘게 쪼개질수록 금을 추출하기 좋다. 분쇄기 입구가 막힐 때마다 한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뚫어준다. 잘게 쪼개진 금광석은 선광장으로 간다. 다양한 시약을 금광석 가루에 넣으면 금속 성분이 거품에 흡착돼 물 위로 떠오르고, 필터 프레스라는 기계에서 수분기와 소금기를 없앤 뒤 모은 이 금속 가루를 정광이라 한다. 금이 많은 금정광은 금광석 부피의 100분의 1 이상으로 농축된 가루로, 가까이 보면 촘촘하게 반짝이는 금 입자를 확인할 수 있다.

한 달 동안 모은 금 정광은 곧바로 재련소로 향한다. 영상은 우리나라의 금 생산이 그마저도 대부분 원광석을 수입해 재련하는 상황이라, 국내 금광에서 직접 캐내 만든 금은 극히 드물고 귀하다고 설명했다. 금 함량이 높은 정광은 금광에서 직접 재련하기도 하는데, 붕사와 가성소다는 물론 밀가루까지 정광과 섞고, 광석이 튀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소금을 두툼하게 깔아준다. 도가니 안에 금이 함유된 흙을 넣어 3시간 이상 녹이는 동안 1,000도 이상부터 금이 녹아 화로 주위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고, 녹은 금을 부을 틀에 초를 칠하다 초의 기름 성분 때문에 틀에 불이 붙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남들이 피하는 일, 희망의 또 다른 이름

누군가는 허황된 황금을 찾는다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사기꾼이라고 손가락질했다. 하지만 이들은 30년의 세월을 묵묵히 금광에 바친 사람들이다. 남들이 다 피하는 일은 곧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이라는 자부심을 주었다. 한 작업자는 우리나라에서는 금이 많이 생산되지 않는데 자신들의 광산에서 많이 나온다면 여러 가지로 좋은 점이 많고 뿌듯한 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은 이들에게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다.

#EBS #극한직업-금광 #태백산맥 #금광 #금맥 #채광
임도현
임도현
하비이슈 · 문화·라이프 담당

하비이슈에서 문화·라이프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사회·이슈, 건강·과학 기사도 함께 씁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 ›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