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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드론 공격에 뚫린 클라우드, '데이터 복제'만으론 부족했던 이유

해안가 근처에 위치한 데이터 센터 단지와 풍력 발전기들의 항공 촬영 모습

진서우
입력 2026.09.21 11:10
이란 드론 공격에 뚫린 클라우드, '데이터 복제'만으론 부족했던 이유
▲ 해안가 근처에 위치한 데이터 센터 단지와 풍력 발전기들의 항공 촬영 모습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하면 물리적 공간과 분리되어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2026년 3월 1일 새벽, 이란의 자폭 드론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아마존 웹 서비스(AWS) 데이터 센터가 피해를 입으면서, 여러 곳에 데이터를 복제해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데이터를 끝내 복구하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은 매우 긴박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위치한 AWS 데이터 센터 두 곳에 드론이 떨어지며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 당국은 화재 진압을 위해 건물의 전력과 비상 발전기까지 모두 차단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소화 설비가 작동하며 일부 장비가 물에 젖는 침수 피해까지 겹쳤다. 문제는 이 장비들 안에 고객들의 데이터가 들어 있었다는 점이다. 클라우드는 데이터가 하늘에 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데이터 센터 내부의 하드 디스크나 SSD 같은 물리적 저장 장치에 기록되기 때문에 장비가 망가지면 복사본이 없는 데이터는 함께 사라진다.

'독립성 가정'을 무너뜨린 전쟁, 공통 원인 장애의 위협

안될과학 Unrealscience 영상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핵심은 클라우드 설계의 근간인 '독립성 가정'이 전쟁이라는 변수로 인해 깨졌다는 점에 있다. 통상적인 클라우드 설계는 하나의 가용 영역(AZ)이 장애를 일으킬 확률을 매우 낮게 설정하고, 각 AZ가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한다고 가정한다. 예를 들어 세 개의 AZ가 각각 0.1%의 확률로 장애가 발생한다면, 세 곳이 동시에 멈출 확률은 이론적으로 10억 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러한 계산은 각 AZ의 장애가 서로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때만 성립한다.

하지만 전쟁과 같은 재난은 '공통 원인 장애(Common Cause Failure)'를 일으킨다. 영상에서는 "같은 군대가 한 지역의 시설들을 잇따라 공격하게 되면 한 AZ가 피해를 입었을 때 다른 AZ까지 공격받을 가능성도 함께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아랍에미리트의 AWS 데이터 센터는 드론 공격으로 인한 화재와 이를 진압하기 위한 전력 차단, 소화 설비 작동에 따른 침수 피해가 겹치며 가용 영역(AZ) 중 일부에 저장된 데이터를 복구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UAE에서는 'MEC One, AZ Two'라고 불리는 특정 가용 영역에만 저장되어 있던 일부 리소스와 데이터를 끝내 되살릴 수 없었다고 AWS는 발표했다. 바레인 리전 역시 여러 AZ에 피해가 이어지면서 결국 리전 전체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복제본이 왜 다른 지역(리전)에 없었나: 비용과 규제의 벽

데이터를 다른 리전에 복제해 두었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문이 남는다. AWS의 서비스 방식은 데이터 유형에 따라 다르다. 사진이나 문서 같은 파일을 보관하는 'S3 스탠다드'는 파일을 여러 복사본으로 만들어 서로 떨어진 최소 세 군데의 AZ에 나눠 보관한다. 반면, 서버에 연결해 사용하는 하드 디스크나 SSD 형태인 'EBS'는 기본적으로 복사본을 같은 AZ 안에서만 보관한다. 따라서 AZ 전체가 멈추는 상황에 대비하려면 리전 내 다른 AZ에 걸쳐 보관되는 '스냅샷'을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

더 먼 거리의 리전에 데이터를 복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영상에서는 두 가지 현실적인 제약을 지적한다. 첫째는 비용과 관리의 문제다. AWS가 데이터를 다른 리전으로 자동 복사해 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직접 백업 방식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둘째는 국가별 데이터 규제다. UAE나 바레인 같은 국가에서는 의료, 금융, 정부 데이터 등 민민감 정보의 국외 이전을 법적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예를 들어 UAE는 의료 데이터의 국외 이전을 강하게 제한하며, 금융이나 정부 데이터에도 분야별 규정이 적용된다. 이러한 규제는 기업이 장애 발생 시 즉각적으로 서비스를 해외 리전으로 넘기도록 설계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당시 걸프 지역의 AWS 리전은 바레인과 UAE뿐이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리전은 2026년 12월 개설을 앞두고 있어 선택지가 좁았다.

데이터 센터의 물리적 취약성과 새로운 방어 전략

이번 사건은 데이터 센터가 가진 물리적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데이터 센터는 거대한 건물이 특정 위치에 고정되어 있어 위치를 숨기기 어렵고, 드론이나 미사일 같은 저렴한 무기로도 충분히 타격할 수 있는 비대칭적 공격 대상이다. 이란 국경 매체는 혁명 수비대가 AWS 시설이 적의 군사 정보 활동을 지원한다고 판단해 공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서버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과 열 관리 문제로 인해 전력 공급이나 냉각 시스템이 마비되면 서버가 스스로 출력을 낮추거나 꺼져야 하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정전에 대비한 무정전 전원 장치(UPS)와 비상 발전기가 있더라도, 냉각 기능이 상실되면 서버는 과열과 장비 손상을 막기 위해 작동을 멈춰야 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도 논의되고 있다. UAE는 기존의 집중형 데이터 센터 건설 계획을 수정하여 시설을 여러 지역으로 분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부다비에 5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 센터 단지를 조성하려던 계획에서, 시설을 분산하여 한곳이 공격받더라도 전체가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산악 지형을 활용하거나 요격 장비, 폭발에 강한 콘크리트를 도입하는 물리적 방어 외에도, 에스토니아처럼 '데이터 대사관'을 통해 국가 핵심 데이터를 해외(룩셈부르크 등)에 백업해 두는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에스토니아는 2017년 협정을 통해 주민 등록부와 토지 등기부 같은 핵심 데이터를 룩셈부르크에 보관하며, 이는 실제 대사관에 준하는 면책과 보호를 받는다.

과거 우크라이나의 사례는 데이터 보호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2022년 러시아 침공을 앞두고 우크라이나는 클라우드 서비스 법을 통과시켜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이용 기반을 마련했다. 침공 당일에는 대용량 데이터를 옮길 수 있는 '스노우볼(Snowball)' 장비를 활용해, 그해 6월까지 42개 정부 기관과 24개 대학 등의 필수 데이터 10페타바이트 이상을 AWS 클라우드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결국 클라우드 시대의 데이터 보안은 단순히 복사본의 개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어디에, 어떻게 물리적으로 격리하여 저장할 것인가'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이란 #아마존 웹 서비스 #AWS #아랍에미리트 #UAE #바레인 #데이터 센터 #드론 공격
진서우
하비이슈 · 테크 & 미래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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