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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면적 6% 곶자왈, 종가시나무 탄소 저장량은 육지 굴참나무의 2배

제주 면적의 6%를 차지하는 곶자왈은 척박한 암반 위에서 제주 산림 유전자원의 46% 정도를 품은 숲이다. 2013년 KBS 특집에 따르면 곶자왈 전체가 연간 16만 6천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제주 면적 6% 곶자왈, 종가시나무 탄소 저장량은 육지 굴참나무의 2배
▲ 숲속의 나무들 사이로 이끼 낀 돌담이 놓여 있다.

한라산과 해안을 잇는 곶자왈은 해발 200~400m 일대 중산간 지역에 넓게 펼쳐진 제주만의 숲이다. 2013년 9월 25일 방영된 KBS 특집 '생명의 숲 제주의 허파 곶자왈'에 따르면, 제주도 면적의 6%에 달하는 곶자왈에는 710종의 식물이 자라고 천여 종이 넘는 곤충과, 조류를 포함한 100여 종의 동물이 살아간다. 곶자왈은 제주 산림 유전자원의 46% 정도를 품고 있다.

척박한 암반이 만든 종 다양성

곶자왈의 종 다양성은 아이러니하게도 척박한 환경에서 나온다. 토양이 적고 울퉁불퉁한 암반으로 뒤덮인 환경이 곶자왈만의 독특한 생태계를 만든 것이다. 나무들은 암괴 속을 파고들어 뿌리를 내리고, 토양이 얕은 탓에 뿌리가 밖으로 드러나 있다. 이렇게 발달한 뿌리는 어떤 바람에도 줄기를 지켜내기 위한 나무의 생존 전략이다. 곶자왈은 수십만 년 전 혹은 수백만 년 전 오름에서 뿜어져 나온 용암이 지표면을 따라 길게 흘러 만든 용암 대지 위에 생명이 하나둘 움트며 생겨난 숲이다.

우리나라 최대 상록활엽수림 지역인 선흘곶자왈은 참나무과의 종가시나무와 참가시나무, 그리고 동백나무가 우점한다. 서울시립대학교 연구팀이 나무의 수령을 확인한 결과, 1971년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된 뒤 벌목이 대체로 금지되면서 숲이 차곡차곡 형성돼 나무들의 수령은 대체로 40~50년 정도였다. 곶자왈은 국내 유일의 개가시나무 군락지이기도 하다.

연중 80% 가량의 습도가 유지되는 곶자왈은 양치식물에게 더없이 좋은 환경으로, 우리나라 양치식물의 80%가 이곳에 서식한다. 특정 지역에만 분포하는 숫돌담고사리는 보호해야 할 곶자왈의 자산이다. 2002년 학계에 처음 보고된 제주고사리삼은 지구에서 유일하게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식물로, 물이 일시적으로 고였다 빠지는 곳에서 서식하는 특성 때문에 분포가 제한적이다. 나무 그루터기에서 자라는 곶자왈먹물버섯, 생이단버섯 등 다양한 버섯도 곶자왈의 푸른 나무 그늘 아래서 자란다.

곶자왈에 서식하는 새는 84종이다. 여름 철새인 긴꼬리딱새는 산란을 위해 제주를 찾고, 팔색조는 숲을 걸어 다니며 지렁이를 사냥한다. 팔색조는 보통 다섯 개의 알을 낳는다. 큰오색딱따구리는 50cm 깊이의 둥지에서 27일 정도 암수가 먹이를 날라 새끼들을 키운다.

19세기 후반 백탄 굽던 돌 숯가마

곶자왈에는 제주 사람들의 역사도 남아 있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곶자왈의 가치를 조명하고 자원을 발굴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고, 그 과제의 하나로 곶자왈의 역사문화 유적을 발굴했다. 제주고고학연구소의 조사 결과 선흘곶자왈에서 돌 숯가마 두 개가 발견됐다. 돌을 아치형으로 쌓아 마감하고 흙으로 돌과 돌 사이를 메운 돌 숯가마가 곶자왈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으로, 19세기 후반의 것으로 짐작된다. 이곳에서는 장인이 900~1,200도의 고온으로 탄화시킨 백탄이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에서는 이를 곰 숯가마라고도 부르며, 여기서 만든 곰 숯은 일반적인 검은색 탄(검탄)이 아닌 하얀색 백탄이다. 양질이어서 아주 비싸게 팔렸다고 한다. 돌 숯가마의 발견은 적어도 150년 전부터 곶자왈에서 숯을 생산했음을 의미한다. 숯 생산은 광복 이후 벌목을 제한했던 산림령이 해제되면서 확대됐고, 화석 연료가 보편화되는 1970년대까지 벌채가 이뤄졌다. 사람의 인위적인 간섭이 멈추자 곶자왈의 식생은 자연의 시계에 맞춰 회복됐고, 현재 곶자왈 숲은 그루터기 하나에서 여러 줄기가 자란 맹아림이다.

종가시나무 탄소 저장량, 육지 굴참나무의 2배

제주 서부 지역에 형성된 청수곶자왈에서는 공주대학교 산림자원학과 연구팀이 탄소 저장량을 조사했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의 곶자왈 연구 과제로, 제주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의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나무의 흉고와 높이, 수령과 무게가 측정의 바탕이 되고, 숲을 이루는 나무의 밀도가 탄소 저장량을 좌우한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관리되지 않은 곶자왈은 벌채된 자리에서 올라온 맹아가 그대로 유지돼 밀도가 높다. 하나의 그루터기에서 여러 갈래로 뻗어 나온 맹아림은 목재로서 이용 가치는 낮지만 숲의 밀도를 높인다.

또 토양이 적은 암반 지형은 나무의 생육을 더디게 해 나무의 기본 밀도를 높이는데, 곶자왈의 나무는 다른 지역의 나무보다 기본 밀도가 두 배가량 높다. 활엽수종은 목재의 기본 밀도가 높아 침엽수종보다 탄소 흡수량이 많고, 그중에서도 상록활엽수인 종가시나무의 탄소 흡수량이 많다는 설명이다. 조사 결과 곶자왈에 우점하는 종가시나무의 탄소 저장량은 육지의 굴참나무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이 결과를 곶자왈 전체에 적용하면 곶자왈은 연간 16만 6천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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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오유진
하비이슈 · 건강·과학 담당

하비이슈에서 건강·과학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테크·미래, 사회·이슈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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