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도 바쁜데 죽음을 왜 준비하나"…연명치료와 호스피스 사이, 환자들이 마주한 현실
말기 암 환자들이 겪는 고통스러운 연명치료와 호스피스 사이의 선택을 통해, 죽음의 준비가 어떻게 삶의 질을 결정하는지 조명한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남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많은 이들이 살기에 급급해 죽음을 외면하거나 터부시하지만, 말기 암 환자들에게 죽음의 준비는 곧 '어떻게 잘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직결된다. KBS 다큐에서 방영된 [시사기획 창 -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영상에 따르면, 말기 암 환자들은 병원에서의 고통스러운 연명치료와 평온한 마무리를 돕는 호스피스 사이에서 깊은 고민을 마주한다.
"살기도 바쁜데 죽음을 왜 준비하나"…삶의 질과 연결된 죽음의 의미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은 단순히 생의 마감을 기다리는 일이 아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출연자들은 죽음에 대한 인식이 삶의 태도와 직결된다고 말한다. 한 출연자는 "살기도 바쁜데 죽음에 왜 이렇게 관심을 가지라고 하는지, 왜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지"라며 죽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을 언급했다. 하지만 영상은 이러한 인식이 곧 '삶의 질'과 매우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70년을 살아온 한 환자의 삶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거나 기억되지 못한 채 떠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은, 죽음의 준비가 결국 인생 전체를 정리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영상 속 의료진은 호스피스의 목적을 "마지막 시간에 살아온 삶을 정리하며, 그 시간을 잘 보냄으로써 결국 인생 전체를 정리하고 가는 것을 돕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통증 조절부터 심리적 평안까지, 호스피스의 핵심은 '증상 관리'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최우선 과제는 환자의 신체적 고통을 줄이는 것이다. 영상에 따르면 의료진은 통증, 오심, 구토, 목의 곤란함 등 환자가 겪는 신체적 증상을 조절하는 것을 가장 먼저 수행한다. "몸이 편해야 마음을 열 수 있다"는 원칙 아래, 신체적 통증이 조절되어야 비로소 사회적, 심리적, 영적인 돌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호스피스 병동은 단순히 의료적 처치만 이루어지는 공간이 아니다.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생일을 축하하거나, 환자가 원하는 노래를 신청곡으로 틀어주는 등 심리적 케어가 병행된다. 영상에서는 병실에서 생일을 맞은 할머니가 창밖을 보며 노래를 듣는 모습 등을 통해, 종교를 떠나 환자가 느끼는 평화와 마음의 풀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수억 원의 치료비와 반복되는 항암, 환자와 가족이 마주한 현실적 무게
현실적인 문제인 치료비와 항암 과정의 고통 또한 환자들을 괴롭히는 요소다. 영상에서는 병원에서의 치료가 금전적으로 "일억, 삼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환자들이 느끼는 경제적 압박과 병원 시스템의 속도감을 전달한다. 특히 항암 치료를 반복하며 신체적 한계에 다다른 환자들의 고통은 극심하다. 피부암 투병 중인 한 환자는 "열두 번의 항암을 했고, 아홉 번쯤 했을 때는 몸이 뒤집어졌다"며 당시의 고통을 회상했다.
병원은 검사 시간마다 환자를 데려가야 하는 긴박한 환경이다. 환자들은 추운 검사실에서 CT 촬영을 위해 옷을 갈아입으며 떨기도 하며, 대기 시간 동안 고통을 견뎌야 한다. 이러한 병원 환경의 특성은 환자로 하여금 '쫓기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반면, 호스피스 결정은 친구들의 농담 섞인 반응이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환자들은 가족과 함께 마지막 시간을 보내며, 평소 좋아하던 음식(석류 푸딩 등)을 먹거나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등, 삶의 마지막 순간을 인간답게 채워가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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