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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는 감기와 비슷'…2016년 KBS가 고발한 실손보험 과잉 진료

2016년 3월 방송된 KBS '시사기획 창'은 실손보험을 둘러싼 일부 병원의 과잉 진료 실태를 고발했다. 척추 치료법의 80%가량이 비급여였고, 병원 10여 곳을 다닌 환자는 제대로 봐준 곳이 한 곳 정도였다고 말했다.

'디스크는 감기와 비슷'…2016년 KBS가 고발한 실손보험 과잉 진료
▲ 정장을 입은 남성이 벽 앞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실손보험을 둘러싼 일부 병원과 환자들의 실태를 고발한 KBS '시사기획 창 - 고객님, 실손보험 드셨죠' 편이 유튜브 채널 'KBS 다큐'에 올라와 있다. 2016년 3월 22일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과잉 진료가 국민 의료의 안전판인 건강보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조명했다. 게시자는 2016년에 제작된 영상인 만큼 현재 상황과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방송은 병원 직원과 환자가 용돈 이야기를 주고받는 수상한 대화로 시작한다. 방송에 등장한 한 인물은 판돈은 소비자가 다 대는데 돈은 보험사와 병원이 다 가져가는 구조라며, 소비자들이 이른바 '호구'를 잡힌 셈이라고 설명했다.

17년 차 정형외과 전문의가 말한 '의사의 거짓말'

수원의 한 관절·척추 병원에서 일하는 17년 차 정형외과 전문의는 일부의 잘못으로 전체 의사와 환자의 신뢰 관계가 깨지는 것을 막고, 올바른 진료를 하는 의사들을 환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려고 인터뷰에 응했다고 밝혔다. 그는 디스크 치료에서 가장 기본은 약물과 휴식이고, 그다음이 주사 치료, 그다음이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사가 가진 정확한 정보를 환자에게 전달하면 환자는 항상 옳은 선택을 하지만, 돈을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으로 보는 병원들은 거짓된 정보를 주기 때문에 환자들이 구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의사의 거짓말'이다.

그가 일하는 병원에는 목·허리 디스크 등 각종 관절, 특히 허리 환자가 줄을 이었다. 방송에 따르면 척추질환 환자는 한 해 1,200만 명을 넘을 정도이며, 고령화 사회가 되면 퇴행성 질환인 관절·척추 질환은 늘 수밖에 없다. 취재팀이 일선 병원에서 실제 쓰이는 치료법을 모아 건강보험 적용 여부로 나눠 보니 80%가량이 건강보험이 안 되는 비싼 치료법이었다. 척추 질환은 일본보다 인구 대비 수술을 3~7배 많이 했다는 지적도 나왔는데, 가장 큰 이유로는 전문 병원이 많이 생기면서 공급이 많아진 점이 꼽혔다.

과잉 의료 논란에 휩싸이는 치료법도 계속 늘고 있었다. 방송에서는 2007년 한창 광고되던 고주파 열 치료술이 불만과 비난이 많아진 뒤, 새로운 기능을 더해 실손보험과 함께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전문의는 대학병원 교수인 동료도 지금 나오는 허리 치료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병원 10여 곳 다녀 보니 제대로 봐준 곳은 한 곳 정도

취재팀은 평범한 50대 임지순 씨와 함께 병원들을 찾았다. 검진 결과 임 씨는 비만과 고혈압 외에는 별다른 질환이 확인되지 않았다. 임 씨는 일주일 동안 서울과 경기, 인천의 병원 10여 곳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병원마다 일단 고가의 검사를 하자고 하는 거의 같은 과정이 반복됐다.

임 씨는 열 군데 정도 병원을 다녔는데 그중 한 곳 정도만 제대로 봐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병원은 신경학적으로 마비 증상이 없고 대소변 보는 것도 정상이며, 디스크는 저절로 호전되는 병이기 때문에 물리치료를 먼저 권한다고 진단했다. 취재진이 신분을 밝히고 소견을 묻자 이 의사는 디스크가 감기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아주 특수한 합병증이 생긴 경우에는 수술하겠지만, 대부분의 감기를 증상 위주로 치료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반면 임 씨는 나머지 병원들이 전부 아프지도 않은데 아픈 것처럼 이야기해 믿음이 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임 씨에 따르면 한 병원은 먼저 수술 이야기를 꺼낸 뒤 열 시술을 이야기했고, 당장 수술할 수 없다고 하자 우선 주사라도 하나 맞아야 한다고 권했다. 임 씨는 5분도 안 걸려 끝난 이 주사가 30만 원짜리였지만 자신에게는 별로 큰 효과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재활 치료를 여러 회차의 패키지로 안내하는 병원도 있었다.

실손보험 있으면 비싼 치료도 문제 삼지 않아

과잉 의료가 줄지 않는 이유로 방송은 실손보험을 짚었다. 실손보험이 되면서 비싼 치료를 문제 삼지 않고, 비싼 치료를 받고 효과가 없더라도 문제 삼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한 전문의는 권하지 않아도 되는 치료를 권했는지는 의학적 판단일 수밖에 없어 의사들이 평가해야 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 스스로의 양심이라고 말했다.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닌데도 이차적 이득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경우가 일부 의료기관에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전문의는 일부 의사들의 과잉 치료로 피해를 보는 이들이 흔히 노인이나 시골 분들처럼 의료인을 잘 믿어 주는 사람들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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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경
한도경
하비이슈 · 사회·이슈 담당

하비이슈에서 사회·이슈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문화·라이프, 뉴스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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