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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놀이에서 전략의 정점으로, 인류를 매료시킨 게임의 진화사

규칙을 통해 재미를 극대화하는 '게임'이 어떻게 인류의 전통 놀이에서 출발해 거대한 디지털 생태계와 e스포츠로 진화했는지 그 역사를 짚어본다.

단순한 놀이에서 전략의 정점으로, 인류를 매료시킨 게임의 진화사
▲ 벽 뒤에서 장난감 총을 겨누며 웃고 있는 소년의 모습.

인간에게 '놀이'는 어떤 의미일까. 계획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상상력을 발휘하는 행위, 즉 놀이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다. 동물 역시 학습을 위해 놀이를 활용하지만, 인간의 놀이가 다른 점은 그 안에 '창의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게임'은 놀이와 결을 달리한다. 놀이가 배울 필요가 없는 자유로운 행위라면, 게임은 반드시 합의된 '규칙'을 배워야만 성립되기 때문이다.

규칙이 만든 재미, 비디오 게임의 탄생과 황금기

단순한 공놀이에 복잡한 규칙을 더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규칙이 정교해질수록 인간은 실증을 덜 느끼고 더 큰 재미를 얻기 때문이다. 이러한 규칙의 미학은 1958년, 인류가 비디오 게임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발명하며 디지털 세계로 확장되었다. 초기 비디오 게임은 '마법'처럼 느껴졌다. 코드와 단어로 이루어진 소프트웨어가 화면 위에서 움직였기 때문이다.

1970년대 후반, 아케이드 게임의 전성기가 열리며 게임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일본 타이토사의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단순한 슈팅 게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락실에 동전이 부족할 정도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일본이 비디오 게임 산업의 강자로 부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팩맨', '동키콩'을 거쳐, 정비공 캐릭터의 '슈퍼 마리오'가 등장하며 게임은 전 세계적인 문화 현상이 되었다. 특히 '스트리트 파이터 2'는 버튼 조작에 따라 기술이 달라지는 메커니즘을 선보이며 대전 격투 게임의 정립을 이끌었다.

체스에서 워크래프트까지, 전통과 디지털의 연결고리

현대의 화려한 비디오 게임들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것이 아니다. 그 뿌리는 고대의 전통 게임과 맞닿아 있다. 예를 들어, 귀족들의 전략 교육용이었던 '체스'는 현대 비디오 게임의 핵심 로직인 '캐릭터별 이동 범위와 능력치'의 원형이 되었다. 64개의 칸 위에서 킹을 잡는 '체크메이트'의 규칙은 오늘날 게임 속 승리 조건으로 계승되었다.

보드 게임의 설정이 디지털 세계의 배경이 된 사례도 존재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보드 게임 카페에서 즐기는 '던전 앤 드래곤' 같은 전략 보드 게임은 플레이어가 종족을 선택하고 주사위를 굴려 행동을 결정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러한 설정과 문법은 이후 '워크래프트'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밑거름이 되었다. PC 성능의 발달과 인터넷의 보급은 '디아블로'의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와 '울티마 온라인'이 제시한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라는 장르적 가치를 완성시켰다.

전략과 몰입의 시대, e스포츠로 확장된 게임의 세계

한국 게임사는 '스타크래프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2010년, '리그 오브 레전드(LoL)'라는 이름의 레전드가 등장했다.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서버의 동시 접속자 수가 800만 명을 상회할 만큼, 게임은 수백만 명의 상상력이 모여드는 거대한 생태계로 성장했다.

게임은 이제 단순한 유희를 넘어 정교한 장르적 분류를 갖춘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어드벤처',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RPG', 실시간 전략을 짜는 'RTS', 그리고 캐릭터의 시점으로 높은 체험감을 주는 'FPS'까지 그 영역은 무한히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2019년 중국 시안에서 열린 WCG(World Cyber Games)와 같이, 111개국 3만여 명이 참여하는 'e스포츠의 올림픽'으로 이어지며 인류의 새로운 문화적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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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현
임도현
하비이슈 · 문화·라이프 담당

하비이슈에서 문화·라이프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사회·이슈, 건강·과학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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