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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천 호 착공 발표했지만 실제 공사는 498가구뿐... '행복주택'의 엇박자

안경을 쓴 남성이 인터뷰를 하며 발언하고 있다.

한도경
입력 2026.09.22 09:38
6천 호 착공 발표했지만 실제 공사는 498가구뿐... '행복주택'의 엇박자
▲ 안경을 쓴 남성이 인터뷰를 하며 발언하고 있다.

정부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내놓은 '행복주택' 정책이 당초 계획과 달리 현장에서 심각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도심 내 유수지나 철도 부지 등 유휴지를 활용해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취지였으나, 실제로는 공사비 급증과 주민 반발, 사업 규모 축소로 이어지며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공사비 폭등, '저렴한 공급' 취지 무색해져

행복주택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공사비입니다. 정부는 철도 부지 인근 유휴지를 활용해 대학생 등을 위한 행복주택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장에서는 기술적 한계로 인한 비용 상승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KBS 다큐 영상에 따르면, 철도 부지 위에 건물을 세우기 위해서는 특수 설비와 인공 데크 설치가 필수적입니다. 국토부는 당초 평당 공사비를 750만~900만 원 선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최소 1,100만 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유수지(빗물 등을 일시적으로 모아두는 곳)를 활용하는 지구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목동 등 유수지 위에 최대 1,300세대를 건설하려는 계획에 대해 해당 지자체는 유수지 안전 설비 비용을 포함하면 평당 공사비가 3,000만 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예측한 금액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전문가들은 철도 부지나 유수지 같은 특수 입지에 건물을 지을 경우, 내진 기준 충족을 위한 특수 공법과 향후 유지 관리 비용이 막대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사업의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합니다. 결국 늘어난 공사비는 LH의 적자로 이어지거나 세금 부담으로 전가될 우려가 있습니다.

주민 합의 부재와 안전 우려로 멈춰선 시범지구들

입지 선정 과정에서의 갈등도 사업을 가로막는 주요 원인입니다. 공릉동 등 일부 시범지구에서는 주민들과의 사전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국토부를 상대로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국토부는 주민 문화센터 건립 등을 조건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으나, 지자체 측은 정식 합의는 없었다며 정부의 발표를 반박하는 등 혼선을 빚었습니다.

안전 문제에 대한 불안감도 높습니다. 과거 수해가 빈번했던 유수지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주변 지역이 홍수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민들 사이에서 제기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잠실과 송파 지구는 사업이 보류되었고, 안산의 경우에도 당초 계획했던 부지 대신 재건축 가구 일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정부가 선정한 7곳의 시범지구 중 5곳은 아직 사업 시행조차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입니다.

'6천 호 착공' 발표와 다른 실제 공사 현황

정부의 발표와 실제 현장 사이의 간극도 드러났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행복주택 2만 6,000호를 승인하고 그중 6,000호가 착공에 들어갔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서울 삼전, 레곡, 가좌지구 등 총 498가구에 불과했습니다. 정부는 '착공'이라는 표현이 공사 시작이 아닌 '시행사 선정'을 의미하는 것이라 설명하며 허위 발표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결국 사업의 난항이 지속되자 정부는 당초 20만 호를 건설하겠다던 목표치를 14만 호로 대폭 축소해 발표했습니다. 도심 내 유휴지를 활용하려던 계획이 공사비와 입지 문제로 한계에 부딪히자, 사업 범위를 지방으로 넓히는 등 정책 방향을 수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 초년생들에게 저렴한 보금자리를 제공한다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공사비 관리와 입지 선정의 적절성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행복주택 #국토부 #LH #한국토지주택공사 #공사비 #유수지 #철도 부지 #주거 안정
한도경
하비이슈 · 사회 & 이슈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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