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어 🇺🇸 English 🇯🇵 日本語 🇨🇳 简体中文
2026.09.28 (월) 국내외 이슈 전문지
속보 제주 면적 6% 곶자왈, 종가시나무 탄소 저장량은 육지 굴참나무의 2배
홈 › 문화 & 라이프
문화 & 라이프

처음엔 외면받은 아마존 식재료…'정글 셰프' 시아피노가 최고급 식탁에 올렸다

2017년 방영된 KBS '요리인류'는 몇 년 전만 해도 변방이던 페루 리마가 미식의 수도로 떠오른 비밀을 찾아 '정글 셰프' 시아피노를 만났다. 그는 페루인에게도 생소하던 아마존 식재료를 남미 대륙에서 처음으로 최고급 레스토랑 식탁에 올렸다.

처음엔 외면받은 아마존 식재료…'정글 셰프' 시아피노가 최고급 식탁에 올렸다
▲ 하얀 접시 위에 초록색 소스와 함께 놓인 삶은 거북알.

해발 5,000m, 오랜 세월 얼음 속에 감춰져 있다가 불과 몇 년 전 세상에 알려진 무지개 산 레인보우 마운틴. 2017년 4월 8일 방영된 KBS '요리인류'의 페루 리마 편은 이 지질학적 경이로움을 비추며 시작한다. 이번 목적지 역시 지금까지 그 진가를 몰랐던 곳, 시간의 층이 켜켜이 쌓인 페루의 수도 리마다.

오래전 유럽인들은 이곳을 노다지의 땅이라 불렀다. 그리고 500여 년이 지난 오늘 세계인들은 또 다른 황금을 찾아 페루로 몰려들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페루의 음식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 시점 기준으로 지난해 페루를 찾은 여행객은 400만 명이었고, 그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음식 때문에 페루를 선택했다고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변방에 불과했던 리마가 어떻게 미식의 수도로 떠오를 수 있었는지가 이 방송의 질문이다.

'정글 셰프' 시아피노가 식탁에 올린 아마존 재료

식사 시간을 앞두고 열기가 뜨거운 한 레스토랑 주방 한가운데에 페루의 스타 셰프 중 한 사람인 시아피노가 있었다. 일명 '정글 셰프'로 불리는 그는 페루 미식계에 나타난 신성으로, 아마존 일대를 돌아다니며 강과 호수, 열대우림에서 기상천외한 재료를 공수해 와 혁신적인 요리로 바꾸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보여 준 첫 요리는 아주 간단한 샐러드였다. 야자나무의 껍데기를 벗겨 내면 종이를 둘둘 말아 놓은 듯한 새하얀 속대가 나오는데, 이 속대를 국수처럼 가늘게 벗겨 내 아마존에서 가져온 유카라는 식물의 가루와 두어 가지 기름을 넣어 샐러드를 만든다. 아마존 사람들은 계절에 따라 채소가 많지 않을 때 야자나무 속대로 식이섬유를 얻는다고 한다. 아마존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먹던 채소가 시아피노의 손에서 하나의 요리가 된 것이다.

아마존의 농부들이 보내온 식재료들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페루인들조차 생소하게 여겼던 것들이다. 주스와 고추 소스를 만드는 데 쓰이는, 시고 매운맛에 가지 같은 식감의 열매도 그중 하나다. 커다란 바나나 잎처럼 생긴 생강과 식물의 잎에 양념한 고기를 싼 음식, 아마존강 지역에서 자라는 거대 달팽이 요리 등은 모두 시아피노 이전에는 페루의 식탁에 오르지 않았던 것들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처음엔 외면받았던 아마존 식재료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그가 아마존 식재료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약 10년 전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외면을 받았다. 그는 손님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식재료나 읽고 듣는 데 익숙하지 않은 이름을 접시에 올리는 일이 손님을 편안한 영역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어서 손님들이 불편해했고, 그래서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페루인들 자신조차 아마존을 그저 덜 개발된 곳으로만 인식했고, 아마존이 귀중한 식문화의 자산이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오랫동안 리마 사람들이 페루를 이야기할 때 아마존을 자기 문화의 일부로 여기지 않았다며, 페루는 다양성이고 식재료와 맛, 기술, 문화로 가득하니 우리나라를 발견해야 한다고 손님들에게 말하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우리 자신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자각이 젊은 셰프를 이 거대한 강으로 이끌었다고 전했다.

물고기 1,000종 넘게 사는 아마존강

아마존강은 안데스산맥에서 발원해 대서양까지 달려 나가는 강으로, 세계 최대의 열대우림과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만들어 낸다. 강에 사는 물고기가 몇 종이냐는 질문에는 1,000종이 넘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마존 일대에서는 지금도 새로운 동식물 종이 매년 100여 종씩 발견된다고 한다. 그런 만큼 아마존의 재래시장에는 진귀한 식재료가 가득하고, 이곳은 시아피노처럼 도전적인 젊은 요리사들에게 미식 혁명의 영감을 준 곳이라고 방송은 소개했다.

몸길이 2m 넘는 민물고기 파이체

시아피노 셰프가 재발견한 또 다른 식재료는 아마존강과 호수에서 나는 생선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큰 민물고기로 소개된 파이체다. 셰프의 보물창고에는 아마존에서 조달한 파이체가 부위별로 보관돼 있었고, 파이체를 통째로 받아 뼈와 껍질까지 쓰며 껍질도 냉동해 둔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학명은 아라파이마 기가스(Arapaima gigas)다. 아마존의 식재료를 최고급 레스토랑 식탁에 올린 것은 남미 대륙을 통틀어 시아피노 셰프가 처음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제작진은 시아피노 셰프가 파이체를 공급받는 양식장을 찾았다. 안내는 시아피노의 동료 요리사 리처드가 맡았다. 이 양식장 물속에는 파이체 약 40마리가 양식되고 있고, 큰 것은 몸길이가 2m도 넘으며 먹이로는 생선을 먹는다고 한다. 파이체잡이가 시작되자 장정 열 명이 달려들어 직경이 20m도 넘는 그물을 힘차게 끌어당겼다. 파이체는 몸이 단단하고 특히 머리뼈가 딱딱해, 잘못 부딪치면 도구가 망가질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시아피노 #KBS #요리인류 #페루 #리마 #아마존 #파이체 #미식
임도현
임도현
하비이슈 · 문화·라이프 담당

하비이슈에서 문화·라이프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사회·이슈, 건강·과학 기사도 함께 씁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 ›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