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불가능하다더니" 1kg 20만 원 고추냉이에 도전한 세 남자의 야망
안경을 쓴 남자가 대화를 나누며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
강원도 평창의 깊은 산골, 눈 덮인 오지에 세 명의 청년이 모였다. 이들은 한우보다 비싸다고 알려진 작물, 1kg당 20만 원을 호가하는 고추냉이(와사비) 근경 재배에 도전하고 있다. KBS 다큐 '산골짝의 세 남자'에 따르면, 이들은 단순한 농사를 넘어 정밀한 환경 제어 기술을 통해 고추냉이의 대량 생산을 꿈꾸는 '도시 청년 농부'들이다.
"안 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뜻" 고추냉이에 매달린 이유
이들이 선택한 고추냉이는 한국의 자연환경에서 재배하기 매우 까다로운 특용 작물이다. 영상 속 출연자는 "일본에서도 키우기 힘들다고 하고, 한국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들 한다"며 재배의 난도를 언급했다. 하지만 도전의 이유는 오히려 그 '불가능함'에 있었다. 출연자는 "다들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세 남자는 약 6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다단 재배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고추냉이는 온도와 빛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들은 난방과 냉방은 물론, 이산화탄소 농도 조절과 다양한 광원(식물 전용 LED, 빨간색·파란색 광원 등)을 활용한 환경 제어 실험을 병행하고 있다. 현재 하우스 안에는 생육 단계가 다른 다양한 고추냉이들이 자라고 있다. 3개월 반 정도 된 것부터 8개월 정도 된 것까지, 이들은 최적의 생육 조건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 중이다.
영하 30도와 싸우는 농사, 배터리 녹이려 '핫팩'까지 동원
평창의 혹독한 겨울은 이들에게 또 다른 전쟁이다. 영상에서는 영하 20도에서 30도까지 떨어지는 극한의 추위 속에서 농사일을 이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추위로 인해 차량 배터리가 방전되는 문제는 이들에게 일상적인 위기다. 출연자는 "영하 25도, 30도까지 내려가면 다른 차로 점프를 해도 시동이 안 걸릴 정도"라며 현장의 엄혹함을 전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기온이 영하 30도까지 내려가 시동이 아예 걸리지 않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들은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해 예상치 못한 방법을 사용한다. 바로 핫팩(손난로)을 배터리에 붙이는 것이다. 배터리가 얼어붙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상황을 막기 위해 핫팩을 배터리에 붙이고, 다시 비닐과 보온재로 꽁꽁 싸매는 '야간 근무'를 자처한다. 출연자는 "군대에 있을 때가 더 따뜻하게 느껴질 정도"라며 평창의 추위를 설명했다. 손난로를 배터리에 붙이고 비닐 아웃소 보온재로 감싸는 이들의 사투는 매일 밤 계속된다.
사무실 겸 집, 세 남자의 독특한 공동생활
이들의 생활 공간은 독특하다. 차대로 씨가 직접 설계한 이 집은 업무 효율을 위해 '사무실 겸 집' 형태로 지어졌다. 일과 생활의 경계를 줄이기 위해 집 안에 사무실을 들였으며, 세 사람이 함께 살 것을 고려해 방 3개와 창고 2개를 갖췄다. 도시에서의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습관 때문인지, 화장실에는 각자의 수건 거치대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 등 세심한 규칙도 존재한다. 수건 거치대는 샤워 부스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차대로, 김현구, 장재영 씨의 것이 배치되어 있다.
이들의 일상은 매 순간이 사건 사고의 연속이다. 고소 작업대를 사용하다가 버튼 조작 실수로 기계가 멈추는 등 초보 농사꾼의 비애를 겪기도 한다. 귀농 3년 차로, 아들과 아내를 둔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는 김현구 씨, 농부가 된 지 6개월 된 장재영 씨, 그리고 팀의 중심인 차대로 씨까지. 이 세 남자는 매일 밤 배터리와 추위, 그리고 기계와의 사투를 벌이며 고추냉이라는 목표를 향해 묵묵히 자신들만의 농사 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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